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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글을 좋아했는가

나는 언제부터 글을 좋아했을까? – 30

by 시나브로

30편까지 쓰겠다는 결심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생각날 때마다 한 편씩 써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마무리 지을 시점이 되었다. '나는 언제부터 글을 좋아했을까?'이 질문에 대해 지금도 정확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살아오며 글을 통해 위로받았고, 희망을 발견했고, 과정을 통해 지금의 나를 만들어왔다는 사실이다.


처음부터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품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글을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점점 좋아졌다. 이유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싶었다. 사람과의 대화 역시 중요한 소통의 방식이다. 하지만 입 밖으로 말을 꺼내기 전, 어떤 단어를 택할지, 어떤 표현이 좋을지 고민하는 과정은 마치 글을 쓰는 일과도 닮아 있다.


글은, 매 순간 달라지는 내 얼굴과도 같다. 흔들릴 땐 글도 중심을 잃고 방황했고, 결심할 땐 단호한 어조로 나를 증명했다. 글은 내 마음을 가장 솔직하게 비추는 거울이자 나의 또 다른 얼굴이었다.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글을 쓸 땐 절로 미소가 지어졌고, 부끄러웠던 장면을 기록할 땐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다. ‘어떻게 하면 글을 더 잘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아마 앞으로도 놓지 않을 고민일 것이다.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적절한 단어의 선택, 그리고 독자의 입장을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글의 중심이 나 아닌 '밖'으로만 향하면 겉만 번지르르한 글이 되어버린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어렵지만 중요하다는 것을 글을 쓰며 배웠다. 조금씩, 내 안의 언어와 리듬을 담은 ‘나만의 글’과 ‘문체’를 찾아가는 중이다.


담백하지만 따뜻함이 담긴 글.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용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글을 쓰는 이유는 충분하다.


앞으로도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고,
그리고 꾸준히 써 내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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