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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2)

나의 자작시 3 - 분노

by 박형준 변호사

제 일기장에 있는 4편의 자작시 중 또 다른 한편의 시를 소개합니다. 일기장에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려 할 때, 하지만 생각이 잘 나지 않아 쓴 것 같다”라는 메모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목을 붙여 보려 하는데 어떤 감성으로 쓴 것인지가 흐릿하니 제목을 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단순하게 시어 중의 하나를 골라 제목으로 삼아봅니다.


-분노-


별들이 쏟아지는 이 밤에

더럽고 추한 이 골목 어디에선가

피어있던

작고 예쁜 꽃 한 송이가

그녀의 모든 것을 위해

몸부림치다 사라집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슬퍼합니다

슬퍼서 슬퍼지도록

눈물을 떨어뜨립니다.



꽃의 향기가 슬픔의 영혼으로

스며 들어가며

속삭입니다.



슬퍼하지 말아요

내가 아픔을 참은 건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고

당신의 죽음 대신

나의 줄기가 꺽이고

뿌리가 짓밟히도록 둔 것은

당신의 사랑을 알기 때문입니다.



향기가 퍼질수록

슬픔은 비참해집니다.



하지만

분노가 솟아오릅니다.

걷잡을 수 없이 솟아올라

하늘의 별이 됩니다.


나의 자작시 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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