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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semirostory Sep 12. 2024

온새미로의 여행 이야기 3ㅡ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의 시간을 그리는 남자

 Q. 가장 가보고 싶은 유럽에 있는 국가는?


암스테르담에는 시간을 그리는 남자가 있다.     

시간을 그리는 남자, 재미있는 발상이다. 만일 우리가 시간을 지울 수 있다면 어땠을까?

지난날 후회했던 순간을 우리가 삭제해 버릴 수만 있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지만 좀 더 깊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선택적으로 우리 삶을 지울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거짓 포장된 삶이 아닐까 우린 지우고 싶은 우리의 삶마저도 사랑해야만 하니까...

시계 속에 있는 남자는 계속해서 7시를 지우고 다시 7시 1분을 그리고 7시 1분을 지우고 다시 7시 2분을 그린다. 매분마다 시간을 그려나간다. 이렇게 우리가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우리의 마음대로 시간을 다시 그려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네덜란드 디자이너 마르텐 바스는 ‘리얼 타임’ 시리즈의 최신 버전을 공개했다. 새로 리뉴얼을 마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천정에 설치된 대형시계다. 특이한 점은 시계 속에서 이 공항 작업복을 입은 한 남성이 직접 붓으로 시침과 분침을 그리고 있다. 반투명한 유리창 뒤에 남성은 시간이 바뀌면 걸레로 분침을 지우고 페인트로 다시 분침을 그려 넣는다. 마치 실제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촬영한 영상이 플레이되고 있는 것이다. 시계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남성은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청소를 하는 푸른색 작업복의 얼굴 없는 노동자를 표현했으며 이를 보는 사람들이 시계 속 인물이 실제인 것처럼 착각하도록 사다리를 설치하고 시계에 문도 만들었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한다.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을 느끼나요?

나는 바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아무도 모르는 낯선 이곳에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이 내겐 가장 행복하다.

어떤 이는 이런 대답을  했다. 추운 날 산 정상에 올라가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모든 걱정 근심이 사라지고 행복해진단다. 또 어떤 청년은 꼭 행복해야만 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고통 속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난 우리 딸을 꼭 껴안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살랑이는 바람을 맞으며 강물을 바라보며 책을 읽고 있자면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싶다. 그렇듯 우리가 꼭 행복을 멀리에서 대단 것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아주 사소하지만 나에게 행복감을 주는 그 무엇을 찾으면 된다. 나는 글을 쓰기 며칠 전부터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한다. 내 안에 있는 창의력을 깨우는 일을 먼저 하는 것이다. 그 일로 내 안에 행복감이 충만해졌을 때 비로소 글이 쓰고 싶어 진다. 내 안의 창의력이 꺼내져 나오기를 기대하며 노트북의 자판을 두드린다. 반짝이는 햇살이 바람을 가르는 날씨에만 만끽할 수 있는 호사이다.

무엇이 옳고 그름이 확실하지 않은 요즘 누구의 말이 설득력이 있는 것인가. 옳고 그름의 경계가 모호해진 요즘에 젊은이들이 더욱 혼란스러울 것이다. 20대의 젊고 예쁜 아가씨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내 앞을 스쳐 지나간다. 한편으론 그 젊음과 미모가 부러우면서도 지금의 나의 생각과 가치관을 포기할 수는 없다. 지금의 나의 생각은 많은 세월의 보상으로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리라          

이상을 좇다가 현실을 망쳐버린다. 언젠가 다시 암스테르담 공항과 고흐 박물관을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A. 프라하 아이슬란드 암스테르담


https://youtu.be/SOxniqD2K1M?si=vKRFIVxHV2WpOZ9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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