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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semirostory Sep 25. 2024

온새미로의 갤러리 이야기 8

Pace Gallery

갤러리 건물 입구부터 멋진 페이스 갤러리를 방문했다.

요즘 핫한 갤러리에  핫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어젯밤 늦게 베트남에서 귀국해 아직 캐리어도 못 풀고 여독도 안 풀렸지만 지인의 갤러리 초대는 피곤해도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다.

마크 로스코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작가로, 1903년 러시아 드빈스크(현재 라트비아 영토)에서 태어났다. 10살의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로스코는

1920년대 초 뉴욕으로 이주한 뒤 아트 스튜던츠 리그에서 미술을 배웠고 구상화가로 활동했다. 1940년대에는 초현실주의를 실험했으며 ,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뉴욕 추상표현주의 학파의 주요 인물이 되었다.

1940년대 말부터 1970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는 이후 엄청난 파급력을 미치게 될 순수 추상이라는

급진적이고 새로운 조형 언어를 전개했다.

이는 미술사의 궤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1936년 경남 함안군에서 태어난 이우환은 현존하는 추상 미술 작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1956년 일본으로 이주한 뒤 모노하(9:주 운동의

창시자 중 한 명이자 해당 운동의 주요 이론가로 자리매김했다. 페이스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로스코 유족과 협력하여 이우환이 직접 기획에 참여하였으며 마크 로스코의 1950년대와 1960년대 대표작 6점과 함께 이우환의 <Dialogue>와

<Response> 연작에 속하는 근작들을 선보인다.

두 개 층을 아울러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동양과 서양, 세대와 문화적 감수성 사이에 존재하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조응'을 연출한다.

로스코는 자신의 그림이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규모, 인간의 드라마를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만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크기와 비율, 색채,

표면이라는 효과를 통해 영웅적 장엄함, 고요한 평온, 비극적 심연을 화폭에 담아냈다. 로스코의 회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물이었다.

마찬가지로, 이우환의 회화는 이미지라기보다 물체에 가까운 것으로, 예술가의 신체와 캔버스 사이에 이뤄지는 물리적 만남을 보여주는 지표와 같다. 로스코의 추상이 날씨가 자아내는 대기의 효과를 연상시킨다면, 이우환의 그림 역시 기체와

유사하며 호흡 및 숨을 쉬는 행위와 밀접하게 연결된 모습이다.

로스코와 이우한은

이처럼 초월적이고 비물질적인 추상의 형태를 통해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심화시키며, 경이로움과 명상적 성찰을 동시에 자아내는 만남을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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