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고양이들의 회식
언니와 나는 학교 등굣길과 그리고 방과 후에
아기 고양이들에게 우유를 먹이고 보살폈다.
학교에 있으면 자꾸 고양이들이 눈앞에 아른거려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아기 고양이들이 너무나 보고 싶었다.
수업이 끝나면 언니와 나는 쏜살같이
놀이터로 달려갔다.
숨어 있던 아기 고양이들은 어느덧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났다.
꼬리를 바짝 세우고 우리의 다리사이를 비비며 그리움과 반가움을 표현하였다.
주말에 우리는 늦잠도 안 자고 잠이 깨면 고양이들이 먹을 우유를 가지고 놀이터로 나가서 놀았다.
놀이터에서 고양이들과 놀 때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식사시간이 되면 아빠가 우리를 찾으러 놀이터로 왔다.
그렇게 아기 고양이들은 언니와 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경비 아저씨에게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얘들아, 다음 주에 길고양이들을 모두 잡아간단다."
"네? 뭐라고요? 누가요?"
놀란 언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 고양이들이 너무 많아져서
번식을 막기 위해 잡아가는 거야,
너희들 많이 서운하지?"
" 아저씨, 고양이들을 설마 죽이는 건 아니겠죠?"
언니는 슬픈 얼굴로 장갑이의 턱을 어루만져 주었다.
장갑이 형제를 잡아가기로 예정된 하루 전날
언니와 나는 돼지 저금통을 털어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통조림과 간식을 샀다.
나는 고양이들 간식이 우리들 과자보다 비싼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구두쇠였던 언니가 통 크게 그동안
자신이 알뜰하게 모은 용돈을 모두 썼다.
내 생일에도 만원 이상을 기꺼이 쓴 적이 없는
스크루지 언니여서 나는 너무 놀랐다.
“장갑아, 블랑아 어디 있니?
"언니가 맛있는 간식 가져왔다."
언니가 부르자, 나무 사이사이에 숨어 낮잠을 즐기던 고양이들이 하나둘씩 언니 곁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장갑아, 블랑아, 오늘이 지나면 못 보겠구나!
"너희들이 많이 보고 싶을 거야."
" 언니 보고 싶으면 다시 찾아와, 알았지! 응?"
고양이들은 마치 언니의 마음을 아는 것 같았다.
우리들을 한번 쳐다보더니
다시 통조림에 코를 박고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우리는 한참을 고양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잠시 후에 엄마가 퇴근을 하던 길에 갑자기 놀이터 앞에
차를 세우고 내리셨다.
" 이 통조림은 다 뭐야?
얘들아 누가 사다 놓은 거니?"
"엄마,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게..."
언니는 당황하며 손톱을 깨물었다.
"새미랑 나랑 용돈 모아서 샀어요.
내일 장갑이 형제들을 모두 잡아간대요."
"그래서 오늘 마지막으로 회식시켜 주려고..."
"고양이들이 너무 불쌍하잖아요.
엄마 화내지 마세요"
엄마는 기막히다는 표정으로 통조림을 먹고 있는 고양이들과 우리를 번갈아가며 쳐다보셨다.
장갑이 형제와 우리는 통조림 만찬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아쉬운 이별을 해야만 했다.
그 후 언니와 나는 장갑이 형제들이 보고 싶을 땐
핸드폰에 저장된 고양이 형제들 사진을 보며
그리움을 달래야만 했다.
https://youtu.be/SOxniqD2K1M?si=aojlvPb-w4b9dX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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