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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Apr 03. 2019

리더를 준비하는 매니저

책첵토크 시즌2 #04. C Program 한성은 러닝펀드 매니저와 함께

 책첵토크는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 또는 자료를 보고 대화하는 자리로 해당 주제를 깊이 있게 사고하는 호스트와 함께합니다. 책첵토크 시즌 2 네 번째 시간은 벤처기부펀드 C Program의 한성은 러닝펀드 매니저와 함께 책 <함께 자라기>를 읽었습니다. 리더에게만 요구되는 리더십이 아닌 조직의 모두가 함께 자라기 위한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Program 한성은 러닝펀드 매니저의 발표 내용과 대화의 일부를 재구성해 옮겨 적습니다. 


*책첵토크 시즌2와 대화를 준비하는 이야기와 앞선 대화를 먼저 읽어보세요.

(1) 조직과 함께 자라기

(2) 애자일이 뭐야?

*대화의 호스트, C Program 한성은 매니저의 글을 함께 읽어보세요.

한 매니저 says #8. 매니저란 무엇인가 


당신은 어떤 리더인가요? 

리더가 일관성이 없더라도 팀원들과 본인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리더의 역할을 갖고 있지만, '나는 어떤 리더인가'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해본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래디컬 캔도어(Radical Candor) 프레임워크를 만든 킴 스콧(Kim Scott)은 구글에서 관리자로서 커리어를 쌓고 애플의 사내 교육기관 `애플대학`의 교수진을 지낸 직장 내 리더십 전문가입니다. 많은 조직의 다양한 리더를 만나고, 또 스스로 리더의 위치에서 체험한 다양한 실패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래디컬 캔도어 프레임워크를 만들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직접적으로 피드백하기, 개인적으로 케어하기 2개의 축을 가지고 리더십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직접적으로 피드백하기 vs 개인적으로 케어하기

개인적인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업무적인 피드백에도 거침이 없다면 래디컬 캔도어(제1사분면)에 속하는 유형입니다. 정직하고 용감하게 '할 말을 하는' 사람이죠. 킴 스콧이 구글에서 셰릴 샌드버그와 일하면서 겪었던 일화를 들려드리죠. 킴이 맡은 비즈니스에 대한 중요한 피칭이 있었던 날, 그는 아주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미팅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방을 나간 후에 셰릴이 (그때는 셰릴이 킴의 상사였습니다) 자기 방으로 가서 잠깐 이야기하자고 하는 거예요. 순간적으로 '내가 잘못한 게 있나?'라고 피칭 내용을 되짚어 봤지만 도통 떠오르지 않더라는거죠.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셰릴의 사무실까지 함께 갔는데, 셰릴이 몇 마디 긍정적인 피드백 후에 프레젠테이션 코칭 받기를 제안합니다. 이유는 문장 중간에 '음..'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쓴다는 것이었어요. 킴은 코칭을 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다음부터 신경쓰겠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어요. 그런데 그때 셰릴이 결정적인 한 마디를 던진 겁니다. "아니, 너가 '음..'이라고 말할 때마다 굉장히 멍청해보여." 그 순간 코칭을 받아야만 하겠다는 생각으로 지금껏 어떤 무대에서 '음..'이라는 표현을 흘리지 않습니다. 순간적으로 흠칫 할만큼 직접적이고 냉정한 피드백이었지만, 결정적으로 셰릴의 직접적인 피드백 덕분에 킴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겁니다.


피드백만 신랄하게

제2사분면(Obnoxious Aggression)은 인간적인 관계를 무시한 채 피드백만 신랄하게 하는 타입입니다. 물론 피드백의 내용이 유효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를 예를 들기도 합니다. 인격을 모독하는 수준의 코멘트도 서슴치 않았지만, 사실 그가 했던 말들은 모두 유효한, 속된 말로 '말이 되는' 피드백이었다는 겁니다. 코칭을 할 때도 '스티브 잡스도 그렇게 했는데 나는 왜 안돼'라고 묻는 리더들이 많다고 해요. 그때마다 킴이 하는 말은, "당신은 스티브 잡스가 아닙니다." 결국 사람이 하는 모든 일에서는 사람을 돌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미움받고 싶지 않아

제4사분면(Ruinous Empathy)은 많은 리더들이 빠지는 함정과 같은 영역입니다. 미움받는 것이 두려워서, 외로운 리더가 되고 싶지 않아서 '좋네요. 좋은데….’라는 말로 시작하는 돌고 도는 피드백을 하게 되는 경우를 이야기 합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우회하는 과정에서 메세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불필요한 단계가 많아지면서 일의 효율이나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는 거죠.



함께 일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팀원은 리더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리더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설명방식을 선호하는지 파악하면서 그를 설득하기 위한 내러티브를 정해야 하죠. 

남을 설득하려면 논리성과 객관성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현실적으로 설득이 가능합니다.
내가 설득하고 싶은 상대를 자주 만나서 신뢰를 쌓고,
그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설명 방식을 선호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출발은 결국 내가 설득하려는 사람에게서 하는 것입니다. 
자료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 함께 자라기 (p.141) 



최근 조직과 리더십, 리더십의 기능과 역할 대해서 ‘High Growth Handbook’이라는 책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한 COO는 출근 첫 날, ‘제가 선호하는 일의 방식은 이렇습니다’라는 메일을 보냈다고 해요. 매일같이 이메일을 체크하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한 번 날을 잡아서 모두 확인하기 때문에, 당장의 피드백이 필요한 메일은 별표를 붙여서 보내달라거나 회사 어디에서든 나를 만나거든 팔목을 붙들고 이야기해달라는 것들 이예요. '나에 대해서는 절대로 먼저 말해주지 않을거야. 어디 한번 파악해봐'라거나 '그런 걸 일일이 말해줘야 아는거야?'라고 생각하는 리더가 있는 곳에서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기대할 수 없잖아요. 



팀원을 잘 알고 있나요? 

그러면 ‘어떤 식으로 파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자면 팀을 보살필 때 팀원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어요. 

여러분은 어디에 있나요? ⓒRadical Candor

보통은 ‘우리팀은 슈퍼스타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관점이 있는데 사실 슈퍼스타의 경우에는 항상 발견하는 사람이라 내년에도 같은 역할을 주려면, 승진이나 보너스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락스타는 맡은 일을 기둥처럼 꾸준히 잘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욕심이 없다기보다는 맡은 바를 정말 잘하는 사람입니다. 어떤 시기에 슈퍼스타가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락스타에게 프로모션을 주거나 하는 오류를 범하면 퍼포먼스가 떨어지거나 그만둘 수도 있어요. 각자에게 맞는 성장의 예를 짚어 본다면,   


    슈퍼스타에겐, ‘너는 다음은 파트장이야!’ 또는 과감한 챌린지를

    락스타에겐, ‘수고가 많지? 너 덕분에 잘 돌아간다.’ 또는 보너스나 휴가를   

    슈퍼스타와 락스타 사이, 성장의 동력이 있다면 ‘더 잘할 수 있어!’ 응원을  


성장 속도는 빠른데 퍼포먼스가 애매하다면 리더가 역할을 잘못 줬을 수도 있어요. 더 이상 빛이 나지 않는다면 재배치를 해야 하죠. 그게 다 안될 때는 해고를 잘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것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애매한 한 명으로 인해 슈퍼스타와 락스타가 다 떠안고 있거나 리더가 신경을 쓰게 되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거든요. 각자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자아성찰에 빠지기보다는 나를 어떤 정도로 보고 있을지, 나는 어떤 것이 되고 싶은 단계인지를 같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리더를 준비하는 매니저

이 대화를 준비하면서 매니저의 역할을 생각하다 보니 흔히 대표와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하면서 왜 리더가 되기 전까지 해야할 것들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지, 왜 리더십은 리더들만 이야기하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매니저의 단계에서 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더 다양한 일의 경험과 기회를 확보하는 매니저의 특성을 뽑아보면 책임감, 신속함, 대응력 입니다. 


*한성은 매니저의 글 <한 매니저 says #8. 매니저란 무엇인가>에 더 자세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편집자 주)



우리의 대화 그 이후

개인적으로는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일의 동력이 되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과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를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다음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되고요. 현재를 과거로 만들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잘하려고 가는 거고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으니까요. 개인의 욕구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방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기반의 학습이어야 하고, 학생이 주체여야 하고, 교사는 퍼실리테이터가 되어야 한다고 하는 건 언뜻 보면 쉬워 보이죠. 답을 다 알고 있었던 옛날 선생님이 아니라 대응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교육자의 역할은 엄청나게 고도화되어야 합니다. 보통 선생님들이 하시는 방법은 스터디하면서 학생들 옆에서 더 관찰하는 거예요. 빛나는 한 줄을 발견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고 하시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경험인 것 같아요. 
늘 열정은 아름답지만 콘텐츠가 없으면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폭력이에요. 콘텐츠가 없는 열정 가라는 걸 어느 순간 인정해야 하죠. 일상 속에서 매니저가 되고 조직가가 되면서 스스로를 인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죠. 서로의 강점이 잘 만나는 조합을 만들기 위해 교육현장에 있는 우리는 어떤 도구들을 써야 할까요? 



책첵토크 시즌2 네 번째 시간은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조직에서의 역할과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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