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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Aug 14. 2019

누구도 소외하지 않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면?

학생들에게 마이크를 쥐어주세요 - 학교 내 포럼이 만드는 차이

Rahel Petros & Rakshita Balaji (출처 : The XQ Team - Medium)


2016년 대선이 가까워지던 때, 미국 사회 전반의 정치적-인종적 갈등은 최고조였습니다. Rahel Petros와 Rakshita Balaji의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죠. 학생 그룹 사이에 높아지던 긴장감, 분열, 적대감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증폭되었습니다. 학업까지 방해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두 명은 뭔가 해보기로 했습니다. 공감과 관용의 문화를 학교에 퍼트리기 위해 학교 내에 공개 토의 그룹인 “Youth Voice”를 만들고 학생들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포럼을 마련했습니다. Atholton 고등학교와 Long Reach 고등학교에서 성공한 후 텍사스에서 열린 SXSW Edu 콘퍼런스에서 청소년의 목소리의 중요성에 대해 말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Rahel과 Rakshita는 Youth Voice와 같은 시도가 미국 전역에서 생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종 갈등 문제가 없는 학교라도 Youth Voice와 유사한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년 내내 학기 중에도 꾸준히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면 가장 좋겠죠. 분명 나서서 말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도 있겠지만, 앉아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공부가 되거든요. 많은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많다는 걸 느껴요.


최근 UCLA에서 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인종적 갈등과 비하 언행이 일어나는 곳이 비단 Rahel과 Rakshita의 학교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 교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80퍼센트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학생들이 이민자나 특정 사회계층에 대한 모욕적 언행을 내보인 적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미국 내 혐오범죄 비율이 급격히 오른 것과도 맞아떨어집니다. 


2016년, Rahel과 Rakshita의 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 구호였던 'Make America Great Again'  이 적힌 모자를 쓰고 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소수인종, LGBT와 이민자 출신 학생들이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팽팽한 긴장감의 발단이었습니다. 크고 작은 인종 관련 사건이나 호모포빅한 언행 등이 증가했고,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 오르내리며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Rahel은 “ 갈등이 진짜 심각했어요. 단절된 대화는 많은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저희 학교에는 해결할 방법이 없었죠. “라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맘때쯤, Howard County의 정책담당자들은 다가오는 선거를 앞두고 사회 구성원 사이의 적대적인 분위기를 해소하고 포용성을 장려하기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OneHoward라는 이름의 공개 포럼을 몇 차례 열었습니다. 이 포럼 덕에 Rachel과 Rakshita은 학교 관계자들에게 각자의 학교에서 Youth Voice와 같은 것을 시도해볼 수 있도록 제안을 시작했습니다.


각 학교의 리더들이 이 제안에 동의하면서, 방과 후에 전문가의 진행 아래 다양한 배경의 학생, 선생님, 운영진 모두에게 열린 포럼을 만들었습니다. 주요 논점은 ‘학생의 의견을 안전하게 표현하고 자율성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였습니다.


종종 화장실이 막히지 않는 방법이나 정수 필터를 교체하는 사소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다시 더 큰 주제로 집중해 인종차별, 호모포비아, 고정관념, 또는 여러 입장 차이들에 대해 논하였습니다. 한 포럼에서는 교내 총기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캠퍼스의 안전을 강화하는 방안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었던 반면, 다른 학생들은 경찰들이 자주 보이는 것이 그들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말하며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알려주려는 게 아닙니다. 그저 서로에게 귀 기울이며 각자의 경험에 대해 말할 기회를 주는 거죠.”

Rakshita는 Youth Voice가 “학생 사이뿐만 아니라 학생과 선생님 간의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돼요.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가치를 존중해줄 때 학업도 성공할 수 있죠. 모든 건 진솔한 관계로부터 시작되거든요.”라고 말합니다. 


Rachel과 Rakshita 모두 포럼이 시작된 이후 학교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인 변화를 목격했습니다. 학생들은 서로에게 조금 더 친절해졌고, 절대 친구가 되지 않을 것 같은 학생들이 가까워졌습니다. 이들의 바람은 Youth Voice 포럼이 미 전역으로 확대되어 수업 시작 중에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벤트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우리 학교는 인종차별, 계층 주의, 호모포비아 같은 거 없어'라며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런 대화들을 여는 게 교장 선생님이 나와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지 마세요’라고 한마디 던지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거든요. 우리는 대화를 통해 다들 확신하지 못하는 회색 지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일깨워요. 그리고 이것들이 모여 나중엔 너무나 큰 긍정적 효과를 내죠.



원문 읽기 : Want to create a more inclusive school? Give students a voice



XQ Institute는 어떤 곳? 

XQ는 미국 공교육의 미래를 혁신할 목표를 가지고 2015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입니다.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교육에 대한 비전을 가진 그 모두를 연결하는 대화의 장으로서  XQ는 온라인으로 미국 전역의 교육 실험들과 트렌드를 전달하고, 오프라인으로는 전국 곳곳의 도시들에서 포럼을 개최합니다. 뿐만 아니라 XQ는 변화의 비전을 담은 미국 전 지역의 공립학교들에 재정적 지원을 통해 Super School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Super School 후보로 지정된 학교들은 19개이며, 이 외에도 각지의 많은 학교들이 각자 혁신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무료로 가이드라인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번역. 김소은, 송경원

편집. 황혜지, C Program 러닝랩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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