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깊이 보기] 다큐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
지금 떠오르는 이슈를 교육자의 눈으로 읽는다면 어떨까요? 매일 업데이트되는 새로운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시의성 있는 웰메이드 다큐멘터리가 한 데 모인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함께보고 이야기 나누어 본다면요? [넷플릭스 깊이 보기]에서는 온더레코드가 선정한 아래 네 편의 다큐멘터리를 재료로 온더레코드에 모이는 다양한 키워드의 교육자가 함께 보고, 깊이 대화 나눕니다. 혼자선 끝까지 보기 어려운 다큐멘터리에 대화의 영감을 더합니다.
온라인 모임 실험 [넷플릭스 깊이 보기]의 두 번째 모임에서는 2019년의 다큐멘터리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날의 대화를 전합니다.
오늘의 다큐멘터리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가 바꾸리라. 웨이트리스, 광부의 딸, 딸을 잃은 엄마, 간호사. 그들이 기성 정치에 도전한다. 여성의 이름으로, 목소리 없는 자의 이름으로!(87분)
‘여성이 선거 출마 준비를 할 땐 세상에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많은 결정을 해야 해요’라는 말과 함께 오카시오 코르테스가 화장을 하는 장면으로 다큐멘터리는 시작됩니다. 여성이 사회에 나가는 것 더 나아가 정계에 진출하는 것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이런 장면을 마주하셨을 때의 느낌은 어떠셨어요?
원래 영어 제목은 Knock down the house인데 한국에선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라고 발표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가 맨 처음에 화면 없이 소리로 시작되는데 저는 그 소리가 설거지 소리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여성에 대한 얘기라는 걸 몰랐으면 혹은 주인공이 남성이라고 생각했으면 제가 그 소리를 설거지 소리로 듣지 않았을 것 같아서 스스로 놀랐습니다. 그 외에 옛날부터 지금까지 여성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무슨 색 옷을 입었는지 , 피부를 어떻게 꾸미는지에 대한 뉴스가 많은데 현재의 남성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런 기사를 찾기 힘듭니다. 정치인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꾸미는 것이나 가정에 대한 것은 유독 여성에게만 부여되는 책임처럼 여겨집니다. 왜 여성은 그래야만 할까요?
최근에도 여성 지인과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학원 강사로 일을 하는데 여성 강사는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거나 옷을 가려 입어야 한다거나 제약이 있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최근 발매된 영화 중에서 수입 전의 본 포스터와 다른 포스터가 한국에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전달되기 전에 사전에 이미 해석을 덧붙인 채로 포스터를 만든 것인데 이런 문제는 번역에도 많습니다. 또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최근 '여성'을 주제한 매거진에서 다양하고 입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한국판에서는 ‘정장을 입은 커리어우먼’사진이 대부분 전면에 나와있더라고요.
다큐멘터리에서 후보들은 시민들에게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 계속해서 강조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정치 참여에 있어 어느 정도의 효능감을 느끼고 계신가요?
사실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무언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다큐에 운동가와 전략가의 차이라고 해서 기존 기득권 세력과 알렉산드리오의 팜플렛을 비교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후보들의 공약보다는 언론에서 전달되는 이미지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앞으로는 그 내면의 공약이나 차이를 더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할까? 하면 그 선택지가 그간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정당활동, 시민단체 이런 이해관계자들을 늘어놓고 학교에서도 배우긴 하지만 사실 ‘그래서 뭘 할 수 있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건 많지 않습니다. 그저 지식이었을 뿐 삶에 들여온 적이 없기 때문이에요.
민주 시민 교육이란 시민들이 급격히 변천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발전적인 민주 사회를 이룩할 수 있도록 훌륭한 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자질을 기르는 데 목적을 둔 교육을 뜻합니다. 민주 시민 교육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디어 리터러시와 이어서 볼 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를 보는 안목과 자기만의 시선은 민주 시민 교육에서 필수적입니다. 다만 계몽의 시선에서, 가르친다는 시선에서 이루어지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도 정치도, 시험을 보고 지식을 전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의견을 내고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깨달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도 시민들이 청원을 하거나 댓글을 다는 등의 목소리들이 추합 되어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며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말을 화려하게 똑똑하게 하는 것이 관건인 듯싶지만 사실 더 어렵고 중요한 일은 듣는 일이에요. 계속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연습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 뒤에 숨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성 정치인 그리고 정치 참여의 효능감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오늘도 교육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다음 주는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를 보고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다음 주의 소식도 기대해주세요! :)
*다큐멘터리 <미스 리프리젠테이션>을 다시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 링크 : https://www.netflix.com/title/81080637
편집&글. 온더레코드 인턴 장혜수
매주 수요일 온더레코드의 뉴스레터가 새로운 배움을 전합니다.
온더레코드의 소식이 궁금하거나, 자극이 필요하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http://bit.ly/ontherecord-week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