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flix]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
지금 떠오르는 이슈를 교육자의 눈으로 읽는다면 어떨까요? 매일 업데이트되는 새로운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시의성 있는 웰메이드 다큐멘터리가 한 데 모인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함께보고 이야기 나누어 본다면요? [넷플릭스 깊이 보기]에서는 온더레코드가 선정한 아래 네 편의 다큐멘터리를 재료로 온더레코드에 모이는 다양한 키워드의 교육자가 함께 보고, 깊이 대화 나눕니다. 혼자선 끝까지 보기 어려운 다큐멘터리에 대화의 영감을 더합니다.
온라인 모임 실험 [넷플릭스 깊이 보기]의 세 번째 모임에서는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날의 기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의 다큐멘터리
엄청난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잇는 바다의 현실을 알게 된 감독이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진실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한 다큐멘터리( 총 100분)
두 시간에 달하는 꽤 길이가 긴 다큐멘터리였어요, 어떠셨나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바다새의 몸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얼마나 나왔는지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새의 몸집 대비 플라스틱의 양을 생각하면, 사람 몸으로 생각했을 때 피자 10조각, 6-8킬로가 차있는 거라고 합니다. 플라스틱 때문에 바다새들과 거북이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계속 들어왔지만 이렇게 가시화된 이미지를 보고 나니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위기감이 확실히 이전과 달라졌습니다.
해산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과연 나는 죽기 전까지 언제까지 회를 먹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큐멘터리에서 모든 것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보여줘서 충격적이었고, 또 아이들에게 어떤 콘텐츠로 풀어서 설명해주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평소 플라스틱 이슈에 대해선 어느 정도 경각심을 갖고 계셨나요?
작년 즈음부터 일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들이 사라졌고 일회용 컵을 매장 내에서 쓸 수 없게 되면서 플라스틱에 대한 이슈가 정말 피부에 와 닿은 후에야 조금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을 하기 전 매일 아침 카페에서 커피를 산 후에 쌓여있는 일회용 컵들을 보며 '이번 주에도 열심히 일했구나'생각했던 적도 있었거든요.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최근에 와서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나 하나 분리수거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개인이 환경문제에 느낄 수 있는 무기력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오늘날 개인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플라스틱을 쓰도록 강요받고 있기도 합니다. 페트병에 담기지 않은 물,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지 않은 음식을 살 선택지가 없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줄어듭니다. 분리수거 분리배출과 관련해서도 페트병을 버릴 때 사실 페트 자체와 뚜껑 링은 플라스틱의 성질이 달라 따로 뚜껑과 페트와 재질이 다르기 때문에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데 이것도 설계상의 오류이지 소비자의 잘못은 아닙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페트와 뚜껑의 링을 분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이런 자책의 반복은 무기력으로 이어집니다. 개인이 노력한다고 해서 바뀌는 게 없다는 생각보다는 애초에 만들어진 구조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의 플라스틱 산업 자체는 인간의 욕망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당장 개인이 끊거나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런 환경문제에 대해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거나 한계를 논하며 죄책감을 씌우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와 같은 영상물이 계속 만들어지고 환경에 대해 대화하는 자리가 지속적으로 생기는 것만으로도 개인은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PaTI(파주 타이포그래피)에서 플라스틱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신 참가자 분과 프로젝트에 대한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Q1. 어떤 프로젝트인지 설명해주세요.
Precious Plastic이라는 해외의 한 디자이너가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이 사실 다소 수직적이었고 개인이나 작은 마을 안에서 재활용을 하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개개인 혹은 각각의 마을에 주면 플라스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예요.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는 머신을 만들고 그걸 만들 수 있는 과정이 오픈소스로 열려있습니다. 머신을 만드는 것 외에도, 프로젝트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의 반경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모으는 데 참여하는 사람, 기계를 만드는 사람 그리고 플라스틱 이슈에 대한 대화의 자리를 만드는 사람 등 각자만의 방법으로 이 문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었어요. 저는 총 두 명의 친구와 함께 학교에서 그 머신을 만들고 프로젝트를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2. 어떤 기계를 만드시는지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Precious Plastic에서 만드는 기계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플라스틱을 가는 기계와 열로 플라스틱을 가공해서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기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몰드를 찍어내는 기계, 필라멘트처럼 길게 쭉 뽑아내는 기계가 있고 책상처럼 큰 판을 찍어내는 기계도 있습니다. 파워도 더 강하고 사이즈도 큰 형태의 기계들도 추가되고 있는데 저는 그중에서 작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을 가는 기계와 몰드로 찍어내는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Q3. 플라스틱으로는 어떤 제품을 만드시나요?
현재는 다양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작은 기념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기계가 완성된 지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서 많은 걸 만들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는 환경과 관련된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팀과 만나 팀이 상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념품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4. 이후에 플라스틱 프로젝트를 통해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기존의 환경이슈들은 다소 딱딱하거나 강압적이고 주입적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기존의 환경 이슈들을 좀 더 일상적으로 놀이처럼 다룰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계가 계속 돌아가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현재로서는 학교 공간에서 기계가 상징적으로 계속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받고 있어서 더 유의미하게 활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무엇이 있을까요? 참가자분들의 대답을 정리해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식료품 사지 않기
-가능하다면 플라스틱 포장을 빼고 달라고 말씀드리기
-개별포장 상품을 자제하고 꼭 사야 한다면 큰 제품을 사기
-장을 보러 갈 때에 장바구니 들고 가기
-카페에 갈 때 개인 텀블러 사용하기
-하루 동안 자신이 만든 쓰레기 양 리스트업 해보기
이외에도 오늘의 대화를 이어 플라스틱이 자연과, 자연을 거쳐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함께 대화하고 2주 동안 플라스틱 FREE를 향한 작은 실천을 매일 공유하고 격려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플라스틱에 대해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거나 실천을 함께하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하세요!
프로그램 신청하기 -> http://bitly.kr/KhFDeTfe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를 다시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 링크 : https://www.netflix.com/title/80164032
편집&글. 온더레코드 인턴 장혜수
매주 수요일 온더레코드의 뉴스레터가 새로운 배움을 전합니다.
온더레코드의 소식이 궁금하거나, 자극이 필요하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http://bit.ly/ontherecord-week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