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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Feb 23. 2019

벽을 뛰어넘는 변화

책첵토크 시즌2 #01. 책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를 읽고 (3)

 2019년 2월 8일, 책첵토크가 돌아왔습니다.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4개월 간 책을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눴던 시즌 1과는 다르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 또는 자료를 보고 대화하는 자리로 해당 주제를 깊이 있게 사고하는 호스트와 함께합니다. 그 첫 시작으로 벤처기부펀드 C Program의 엄윤미 대표와 함께 책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재구성해 전합니다. 


*책첵토크 시즌2와 대화를 준비하는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1)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 을, 앞선 질문에 대한 대화가 궁금하다면 (2)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교육을 먼저 읽어보세요.


대화를 잇는 두 번째 질문 

책의 후반부, 12-13장에서 저자는 <벽을 뛰어넘는 변화>를 제시합니다. 부록의 Q&A에서는 조금 누그러진 답을 하고 있지만, 책의 본문 전반에서는 점진적 개선에 반대하는 강한 입장을 취하고 있죠. 새로운 배움에 대한 논의에서, ‘그래도 공교육의 기존 틀 안에서 점진적으로 새로운 것을 적용해 가자’는 시각과, ‘공교육 밖에서 우선 이상적인 교육을 실현해 보자’는 시각이 맞설 때가 있어서, 저는 이 시각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 보고 싶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변화의 시작점

학교 안에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진로진학교사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대안이 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도 합니다. 두 개의 접근 중에서 무엇이 의미 있고, 어떤 것이 어려운지에 대한 대화들이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의 미션에 따라 다를 텐데, 혁신적인 모델에 미션을 가지고 공교육에 영향을 주기 위해 투자한다면 관점이 분명히 다를 거예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학교 밖 교육 기획자라면, 학교 밖에서 안전하게 실패해보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자.

작은 변화들이 합쳐져야 큰 변화까지 온다고 생각한다. NGO에 있으면서 사회혁신을 위한 변화를 6시간씩 이야기해도 지금 무엇을 해 야하냐고 하면 모른다. 구체적인 작은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둘러싸고 활동하는 단체가 정말 많다. 하지만 다들 자기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며 자기가 옳다고 한다. 각자의 미션과 언어로 밀어붙이니까 일을 해내기 위해 같은 말을 반복한 지 너무 오래되었다. 지자체-학교-민간의 언어로 변환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교육에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정책으로부터 시작해 학교로 오는 과정이 늦고 실행이 잘 안된다. 밖에서 안전하게 실패해보고 학교 안으로 들고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학교를 만들고 있다면, 교육시스템에 반영될 때 스케일링이 가능하다.

대포도 총도 쏘는 작전이 필요한 것 같다. 손에 잡힐만한 성과를 위해서 스케일링이 필요할 때 대안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시스템에 반영이 되었을 때 변화가 있다. 


대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난다면, 열린 결말이 가능한 다른 개념의 수직이 필요하다. 

지금은 밖에서 많은 시도를 해봐야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학교 안에서는 너무 수직적으로만 보고 있다. 산학연계 프로젝트를 하면 스타트업에서 당연히 프로젝트 후에 채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채용과정이 필연적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다. 또한, 창업교육을 하면 창업가를 해야 한다는 엔딩이 있다. 창업 실적을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수직적으로 창업가까지 자라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시민교육, 리빙랩 등에서 시민성을 갖게 된 사람들은 성장의 단계에 따른 지원이 있다. 결국 마을기업을 만들어 이윤을 창출해야 하더라. 리빙랩을 4년 하면 무언가 해야 한다는 로드맵 강박관념이 있다. 사장이 되지 않는다고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속도뿐만 아니라, 한 단계가 발전한 개념으로의 수직이 필요하다. 


학교 안 선생님이라면, 학부모의 선택이 학교의 결과를 만든다.

일반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학교를 바꿔보려고 했던 적이 있다. 한 번의 실패를 딛고 다시 가설을 세워서 작년에 다시 시도했고 학교가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그 가설을 학교를 옮길 때마다 해보려고 한다. 학부모의 선택이 학교의 결과를 만든다. 가정교육이 안되어있다고 말할 때, 과연 부모교육이 충분히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데에 갈증을 느끼는 분들을 모아 학부모가 자녀교육을 할 때 필요한 것을 교사 입장에서 해보려고 한다. 스스로 안과 밖에서 다 해보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직을 고민하고 있다면, 모르는 길을 가야 하는 구간이 있음을 인정하자.

문제에 대해 사회적 고통이 깊어지면 빨리 해결책을 내려고 한다. 사실은 이 문제가 다들 고통스럽다는 것을 말한다. 한두 사람이 풀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문제다. 이제는 빠른 해결을 내려놓고 모르는 길을 가야 하는 구간이 있음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보면 어디에나 애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정말 다양한 조직을 박쥐같이 만나는데, 나도 저 정도까지는 못할 텐데 하는 분들이 많다. 탐험과 진단의 시기가 고통스럽지만 있기에 여기에 이렇게 모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여전히 쉽게 답을 찾으려는 사람이 많다. 연구의 과정을 고통스럽지만 좋아하는 것은 금방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자는 태도다. 내가 안 가봤던 곳도 가보고 대화를 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모르는 시도들이 여기저기 있을 것이고, 정답은 하나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흐름이 빠른 기업에서 교육을 고민한다면, 우리부터 제대로 알자.

IT분야라는 빠르게 변하는 곳에서 20년을 있어도, 지금의 속도는 더 빠르다. 이럴 때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답이 없다. 세상은 바뀌었는데 정말로 아이들이 TV를 보지 않는 게 맞을까? 요즘은 우리 시대에 부모-자식 간의 세대차가 아닌 증조부모-손자라고 생각해야 스스로의 처지를 정확히 안다고 한다. 어른부터 미래에 대한 준비가 안되어 있다. 한 숨 돌려간다면 우리부터 알자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서 해내는 힘을 주자.

교육자도 학부모도 아니라 학생의 입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굉장히 미시적일 수 있다. 지금의 교육은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다 정해져 있다. 오히려 아이들을 위해 교육을 설계한다는 생각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바꾼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것, 부모의 말에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30년 후에 직장의 개념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모양도 없어질지 모른다. 이때 본인이 목적 설정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본다면, 나에게 성공이란 무엇인지 가치관 설정을 하는 과정과 시민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결국 대포도 필요하고 총도 필요합니다. 누군가 지금도 어디선가 애쓰고 있습니다. 다들 애쓰고 있는 사람끼리 굳이 맞고 틀렸다고 재기보다는 필요함을 인정하고 응원하는 자리가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오늘의 대화는 참여해주신 분들이 남긴 후기를 타고 더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댓글에서 토론이 이어지기도 했거든요. 역시 토론의 여지가 있는 책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힘은 세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습니다. 더 나아간 영감을 준 후기들을 나누며 책첵토크 시즌2 #01.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 의 기록을 마칩니다.  

오늘 모임에 오신, 다양한 현장과 영역에 계신 분들의 예리하기도 하고 절박하기도 하고 자기 성찰적이기도 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도, 많은 배움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모임이 진행되는 내내, 제 자신이 저자인 Marc Prensky가 되어 그 자리에 있는 듯, 약간 안절부절못하기도 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이 가슴에 와서 꽂히는 것 같았습니다.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들으며 마음의 문이 닫힐락 말락 하는 여러 순간들을 지나, 어느 순간 모자이크 같은 흐릿함 속에서도 결국은 함께한 사람들로 인해 생겨난 굵고 또렷한 선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어 보기)
저는 이 책을 아이들과 읽었습니다. 아이들은 일부분을 읽었지만 제게 던졌던 질문들은 프로젝트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교육’ 전반에 대한 질문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과, 책첵토크에서 만난 혁신가와 이야기를 나눈 뒤 앞으로도 생각하고 싶은 것이 2가지 남게 되었습니다. 
1. 아이들이 무언가 하고 싶게 만들 수 있는 것? 
2. 학교가 조금 더 다양한 실험의 안전망이 되어줄 수 있나요? 
아이들에게 학교가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으로 변할 수는 없을까요? (이어 보기)
오늘 책첵토크 기억나는 #누군가는 애쓰고 있다. 누구나 어디에서나 애쓰고 있는 분들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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