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플백 30일]매일 현대미술 감상하기 30일차
2020년 가을, 카카오플백 30일 프로젝트 '매일 현대미술 감상하기' 매니저로 참여하면서 '오늘의 주제'로 소개한 작품, 작가, 이야기들.
소개한 작가 대부분은 제가 직접 관람한 작품이 있는 경우에 한해 선정하였고, 오늘 소개하는 작가들도 소개하고 싶었으나 매체의 한계, 저의 (설명 못함…) 한계로 소개하지 못한 작가들입니다.
제임스 터렐의 작업은 말이나 사진, 영상으로도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빛의 화가라고도 불리는 터렐은 빛과 색을 이용해 공간을 창조해내는 사람이죠. 어떤 공간이 분리되기도 하고, 확장-축소됩니다. 아무 설명이나 기대 없이 작품을 경험하시길 권합니다.
그는 “금이나 예술품처럼 사람들이 빛을 보물처럼 여겨주길 바란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요. 빛이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기 위해 공간 구조가 그의 작품에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터렐의 작품이 별도의 전시장을 갖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국내에 터렐 작품은 제주 본태박물관과 뮤지엄 산에 설치되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뮤지엄 산의 제임스 터렐 관을 추천합니다. 날씨가 좋은 때 가면 더 좋습니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회화지만 모바일이나 PC 화면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작품은 그림과 풍경이나 스토리는 전혀 없이 그저 컬러만이 면으로 채워져 있죠. 흔히 그를 두고 마음의 풍경을 그린다고 말합니다. 마크 로스코의 거대한 색면화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이 있으니까요.
로스코는 색채만으로 뭔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의 작품 앞에 앉아 있으니 저절로 기도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마크 로스코는 생전에 비극이나 운명, 아이러니 같은 주제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비록 그는 ‘레드’를 완성 후 손목을 긋고 자살했지만, 그의 작품은 많은 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는 것 같네요.
제가 요즘 흥미롭게 보는 작가입니다. 예술계의 인류학자라고들 많이 하는데요. 매우 신화적이고 철학적이라 미수에 그쳤습니다. 그래도 요일 각각을 모티프로 한 작품 작업이 있어서 소개할까 했는데, 아직은 화요일, 토요일뿐이네요. 아래는 작가 소개인데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https://seulsong.tistory.com/1118
중국의 가장 유명한 작가는 아이 웨이웨이(Ai Weiwei)나 장 후안(Zhang Huan)이겠지만, 제가 관심을 갖는 작가는 하오 리앙(Hao Liang)입니다. 전통 중국화를 그리는 작가입니다. 중국 청두에서 태어났는데, 할아버지가 예술 애호가이자 컬렉터였다고 하네요. 하오를 전시장에 데리고 다니더니 결국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실크 위에 먹과 과슈로 작업을 합니다. 중국의 전통화 기법을 유지하는데, 이 기법을 익히는 데 오랜 수련이 필요했다고 그는 말합니다. 전통화를 재해석하는 활동을 주로 하는데, 보고 있으면 기기묘묘한 마음이 듭니다.
양혜규 작가는 최근 현대미술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한국 작가 중 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 드는데요. 미술계에서의 인기는 어떤 기준으로 매길 수 있을까요? 주요 미술관이나 비엔날레 등의 미술 페스티벌 등에서 초청 전시를 하는 것으로 대략 가늠할 수 있죠.
2019년 10월 보수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연 MOMA 재개관전에 MOMA는 양혜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새로운 작품까지 요청하면서요. 아래는 배우 정우성이 양혜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인데요. 양혜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잘 설명하는 것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피아노와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아티스트입니다. 17회 에르메스재단 미술상을 수상했는데요. 음악, 영상, 무용 등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주로 합니다.
저는 오민이 말하는 ‘음악’에 대한 정의가 좋습니다. 하지만 설명할 수는 없었습니다….(눈물)
"음악이란 소리가 시간 안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을 때 만들어진다. 그런데 소리가 반드시 물리적으로 발생해야 들리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쉼표도 소리일 수 있고,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음악도 있다. 악기가 아닌 연주자들의 움직임에서 나는 소리도 있다. 그 자체를 소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움직임이 있으므로 소리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질문했을 때 예상치 못한 발견을 하게 된다. 즐거움과 편안함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을 보고 불편해지게 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믿는다"_오민
오민 아티스트를 통해 그가 좋아한다는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라는 음악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예술이 예술을 통해 조금씩 확장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 오민 인터뷰 : https://www.harpersbazaar.co.kr/article/38075
제가 팔로우하고 있는 갤러리들 인스타그램을 소개합니다. 팔로우하시면 가끔 기분 좋은 작품들이 배달됩니다. 너무 유명한 곳은 따로 설명하지 않을게요.
사치 갤러리 @saatchi_gallery
영국 신진작가들의 작품들이 주로 소개됩니다. 피드에서 작품을 보면서 ‘오늘’을 떠올리게 만들어요. 그게 바로 동시대(Contemporary) 아트죠.
가고시안 갤러리 @gagosian
가끔 소개되는 작가 인터뷰들이 몇 문장 안되어도 너무너무 좋아요.
태냐 보나크다 갤러리 @tanyabonakdargallery)
태냐 보나크다는 1992년 아트딜러인 안토니 도페이 밑에서 일하다가 당시 갤러리 보조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데미안 허스트를 만납니다. 이야기가 잘 통하자, 보나크다는 데미안 허스트와 함께 약국 작품을 기획하기도 하죠.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갤러리를 오픈한 게 내탸 보나크다 갤러리입니다. 전통적인 회화 작품보다는 설치나 개념미술 작가들을 주로 소개합니다.
글래드스톤 갤러리 @gladstone.gallery
미술사를 공부하고 강의를 하던 바바라 글래드스톤이 세운 갤러리입니다. 갤러리를 세운 이유로 “죽은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보다 살아있는 작가와 대화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평판이 좋지 않은 컬렉터에겐 작품을 팔지 않고, 깐깐한 작품과 작가 관리로 유명합니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거래와 작품 판매는 다르며 작가나 컬렉터와의 유대 관계를 우선으로 하는 명망 있는 갤러리죠.
303갤러리 @303gallery
1984년 사진학과 학생이던 리사 스펠은 뉴욕 맨해튼 파크애비뉴 남쪽 303번지 건물 5층에 갤러리를 차립니다. 월세 50만원을 부담하며 젊은 호기를 부렸지만 안목도 뛰어났던 거 같아요. 3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건재하는 동시에 현재 이 갤러리의 주요 고객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코트니 러브, 스티브 마틴이라고요.
뉴욕에서는 '태어난 이래 세상에서 보지 못한 뭔가를 보고 싶다면 303갤러리로 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위적이고, 남성 작가 일색의 미술계에서 여성 전속 작가의 수가 더 많은 갤러리이기도 합니다. 30년 전에도 힙함을 담당했다는데, 여전히 갤러리계의 힙함을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