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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동네] #13 초량 이바구길

by 온더트래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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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역 7번 출구

- 도보 5분

부산역은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누가 봐도 여행 온 듯한 모습의 사람들도 손쉽게 볼 수 있다. 그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며 다음 장소로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 찾는다. 부산역을 나와 왼편으로 가면 남포동과 자갈치 시장, 오른편으로 가면 광안리와 해운대가 나온다. 하지만 당장 부산을 만끽하고 싶다면, 부산역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초량 이바구길을 추천한다.


‘이바구’란 ‘이야기’의 경상도 사투리라고 한다. 이 글을 읽는 타지역 사람들이 오해할까 덧붙이자면 부산 토박이인 나는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부산 사람들이 다 ‘오늘 이바구 좀 나눌까?’라고 말한다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바구길코스는 초량이바구길, 범일 이중섭거리, 부산포개항가도 등 7개 코스 등으로 나뉜다. 그 중 오늘 향하는 곳은 이바구길의 시작점은 ‘초량이바구길’이다. 부산역 맞은편에 있는 이바구길 안내판을 훑어본 뒤 골목으로 들어선다. 정말 오랜만에 화창하게 갠 하늘과 햇빛 따라 걸으니 오래된 건물 하나가 나왔다. 현재 브라운핸즈라는 이름의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이 곳은 1920년대에 지어진 부산 최초 근대식 개인종합병원 (구)백제병원이다. 고작 몇 발자국 걸어 들어왔을 뿐인데 이런 건물이 나온다는 것이 조금은 신기하게 느껴진다.


병원의 옛 느낌을 느껴보며 골목 더 깊숙한 곳으로 향한다. 담장갤러리를 지나 들어서면 부산의 산복도로로 이어지는 계단을 마주할 수 있다. 하늘을 향해 쭉 뻗은 이 긴 계단의 이름은 168계단이다. 현재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있지만,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이 곳의 사람들이 하나하나 계단을 세며 이 곳을 오르고 내렸다고 한다. 이곳엔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시는데 오르막길과 수많은 계단이 적잖이 힘들었을 것이다.


아직 쓸만한 하체로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있는 168 계단을 올랐다. 계단에는 귀여운 그림들이 있고 오르막길 양 옆으로는 이바구길을 풍성하게 해주는 전망대와 볼거리들, 마을기업 등도 자리하고 있다. 하나하나 구경하며 오르다보니 금방 계단을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보는 부산의 경치는 아름다웠다.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와 부산항 대교 그리고 산을 따라 올라오는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느껴진다. 시간을 빠르게 돌려 밤이 되어도 예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것은 평지가 적고 산이 많은 부산의 특징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초량 이바구길은 부산의 역사를 담고 있는데 평지가 흔치 않다는 것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즉, 이바구길은 끝없는 오르막길이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삶의 흔적이 닿아 있는 여행지를 좋아하는 여행객에게 추천하고픈

오늘의 동네는 초량 이바구길이다.


인스타그램 : onthe_travel

홈페이지 : www.greenot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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