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개심사는 마음이 열리는 절 집이다.
비 오는 날, 일주문에서 법당으로 이어지는 돌 계단길의 느낌이 최고라는데,
우산을 쓰고 가 본 적은 없다. 내가 좋은 것은 것이 제멋대로 굽어지고 뒤틀린
심검당과 종루,안양루 등의 기둥이다.
마당 건너 숲에 곧빧은 재목들이 그득한데, 절 지은 목수는 왜 이리 굽은 나무를
재목으로 썼을까.
마음을 내려놓도록 느슨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주려고 했을까?
사계절, 언제고 반가운 것이 또 절 집을 둘러싼 멋지고 기운찬 소나무들이고, 그 바람이고 향기이다.
청 숲, 청솔, 靑雨, 淸心이다.
그리고 늦은 봄 날의 청벚꽃이다.
서산 목장을 지나 개심사로 들어가는 길목의 신장 저수지 풍경에서 나는 이미 마음이 열리는 듯하다.
훨씬 북쪽의 서울에 이미 벚꽃철이 다 지났는데 여기는 만개이다.
靑天인지 淸天인지 오늘은 구름도 꽃이다.
개심사는 일주문 부터 걸어 올라가는 것이 맞다. 따로이 찻길이 있지만, 조금 가파른 계단이 있어도,
그 위대한 솔 숲, 솔바람, 솔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절의 편안함이 열려있기는 하지만, 내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하지 않겠는가.
불이문 앞 쪽에 화사한 분홍의 겹 벚꽃이 눈부시다.
청벚꽃은 법당을 바라보고 오른쪽 명부전 뜨락에 있다.
오직 이 곳, 네 그루만 있다고 들었다.
만개한 벚꽃이 신비신기하게 옅은 연두빛이다.
주변에 가득한 아름드리 소나무 향기를 머금은 탓인지, 백옥의 목련과 분홍의 벚꽃이 겹친 탓인지....
개심사는 여름, 뜨락의 작은 연못가 오래된 배롱나무 꽃도 좋고, 겨울 하얀 눈빛 속의 푸른 소나무 숲도 좋다.
개심사는 서산 IC 에서 한우목장길을 거쳐 머지 않은 곳에 있다.
최근 서산 항우목장 둘레 데크길이 생겨 너른 목장을 구경 할 수 있지만, 한우가 보이질 않아 아쉬웠다.
또 '백제인의 미소' 로 일컫는 마애삼존불도 같은 운산면(둘레길 7~8KM 정도)안에 있다.
개심사.
改心이 아닌 開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