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습지 여행

by 류성철의 작은여행

사람과 자연이 만들어 낸 여행지.

사람은 욕심을 줄이고, 자연은 이에 보답하는 곳이 순천만 습지 공원이다.

여행 3일차 오후 4시

그리고 4일차 오전에는 철새 구경과 습지 한가운데 바다로 나가는 생태체험선 여행을 했다.

순천만 습지는 람사르 습지에 등재된 자연 유산이다. 인근 농경지의 전봇대 282개를 걷어내고

비닐 하우스를 짓지 않아 철새들을 초대한 거대한 공원이다.

사람들을 포함한 생명들을 함께 어우러지게 만든 그 생명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오후 6시면 공원이 문을 닫는 시간이어서 습지 구석 구석을 제대로 다니지 못해

여간 아쉬운게 아니었다.

용산 전망대까지 가야 습지 전체를 드론 촬영처럼 내려다 볼 수 있다는데,

거길 가지 못했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고, 사전 지식이 부족 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이 짜임새 있는 계획이 없는 그저 홀로가는 마음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습지의 갈대 숲은 갈대 바다이다.

이 겨울 바람에 일렁이지도 않는, 데크 길에서 내려다 보면 무슨 거목들의 빼곡함 같은

갈대의 밀림이다. 그 사이 강물같은 갯 골. 무리지어 쉬고 날고 먹이를 찾는 오리떼.

이따금씩 보이는 사람조차도 뭐 오리들과 다를게 있겠는가.

누구는 관람자이고 또 누구는 관람자의 대상인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는 왜가리 한 녀석도 만났으니

찰라의 순간으로 보면 그냥 한 폭 그림이다.

딱 지금이 순천만 습지 여행의 제 때이다.

갈대는 푸르르면 갈대가 아닐 것이고, 철 새는 봄바람 몰려오면 떠날것이다.

석양의 햇무리가 져야 산 아래 안개가 깔릴 것이고, 어두워지면 새들은 갈대 숲으로 잦아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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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의 둘쨋 날. 08시 첫 손님으로 들어왔다.

우선 흑두루미 무리의 요란한 울음소리가 습지를 메운다.

사람들이 국민체조를 하듯, 오리들은 아침 비상을 시작한다.

내 생각으로는, 밤새 차가워진 체온을 올리고 날개며 다리 근육을 풀어내는 의식 일 것 같다.

생태유람선은 최소 4명이 돼야 출발한다.

두시간을 혼자 놀다가 겨우 5명이 일행인 가족을 만났다. 전망대로 가는 그 가족을 습지 해설사님과 공동으로꼬득여(?) 배를 출발시켰다.

지도를 찾아보고,너른 바다쪽으로 나오니 순천만의 지형을 파악 할 수 있겠다.

여수와 고흥반도 사이의 너른 호수 같은 둥근 바다.

그 중간에 대여자도, 소 여자도가 있어 여자만이다.

강물은 바다인 줄 모르고, 파도는 잦아 들어 갯벌의

진흙이 켜켜이 쌓이고 쌓여 세상 어디에도 없는 습지를 만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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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는 아름다운 경치에 더해 흥미롭기도 하다.

짱뚱어는 저서동물, 갈대는 염생 식물이라는 설명이다.

배를 타고 나가다 보니 수달도 두마리가 보였다.

250 여종 2만마리의 철새 그리고 이곳을 찾는 수십만의 관광객 모두를 합치면,

커다란 낙원이 되는 것이다.

수억년이 걸린 낙원이니 아주 천천히 즐기는 것이 좋겠다.

하루 종일 놀다간들, 그게 작은 먼지만한 시간조차 되겠는가.

몇 컷 멋진 사진을 찍지만, 철새 무리 후르르 한 번 날아가면, 그 사진은 옛 풍경일 뿐인 것이다.

마음 여행 끝에 느닷없이 찾아간 순천만 습지는 시간여행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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