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선비길

by 류성철의 작은여행

길은 아름답고 따스하고 평화로웠다.

물소리는 바람소리와 합창을 하였고,

아름드리 붉은 소나무가 숲을 이루니

초여름 山의 생명 기운이 가득하였다

오늘 문경새재 선비길을 걷는다.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 과거길 거쳐갔다는

그리고 남쪽의 적을 막으려는 조선관리들의 조급함이 어린 길.


새재길은 1관문 주흘관에서 2관문

조곡관, 3관문 조령관까지 편도 6.5km

왕복 13km 이며 표고차는 약 400m이다.

완만한 오름세에 잘 다듬어진 신작로여서

걷기 여행지로는 단연 으뜸이다.

주흘관 지나 좀 가면, 광화문을 볼 수도 있다. 수많은 역사 드라마가 촬영된 셋트장을 들를 수 있다.

궁궐이나 누각 등 화려하고 멋진 건물 뿐만 아니라,

일반 민초들의 초막집, 저자거리 등 셋트장은 다양하여 볼거리가 많기는 하지만, 역사 드라마 볼 때마다, 아하 ! 저기서 찍었그나 하는 생각이 나서

드라마 재미가 덜어 질 것도 같다.


선비 길은 폭포도 있고, 문화재도 있고,

물길도 아주 잘 만들어져 있어 걷는 재미를 더 한다.

무엇보다 산미나리전에 오미자 막걸리

한 잔 할수 있는 산 속 주막(휴게소)이 3~4개

있어 정말 옛 선비가 된 것처럼 새재를 넘는 기분이 난다.

다리 쉼도 하고, 요기도 할 겸, 주막에 들러 숲 속에서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하는 것이다.

맨발 걷기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만큼 잘 정비된 길이다.

나도 1km쯤 맨발. 시원하게 발을 씻고

양발을 신으면 그 포근한 느낌이란....

참 좋은 산 길이지만, 차령산맥을 넘는

깊은 협곡이다.

문경7.jpg


맨 위 주막집과 길가에서 평상시 보기 어려운 야생화를 여럿 만났다.

수숲 속에 그 봉속을 보듬고 이어

제 때가 되면 싹을 틔우고, 가지와 잎을 키우고

또 특이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꽃을 피워내는

우리 땅 산속의 보배 들아닌가.


새 재를 넘어가면 충주시 수안보 이다.

충주는 내 고향이다.

어릴 때, 신립장군의 전설을 많이 들었다.

장군이 사냥을 하다 날이 저물어

산골 오두막서 하룻밤 사랑을 나눈 여인.

그 여인의 저주(?).

임진왜란,

파죽지세로 한양을 향해 쳐들어오는 왜군을

막기위해, 신립장군의 대 부대는 급히

충주로 내려온다.

문경새재의 험한 지형에서 막느냐

충주 탄금대의 배수진이냐?

꿈에 나타난 여인은 한강 배수진을 권했다.

신립장군을 포함,

조선군은 거의 전멸 했다.

탄금대는 신라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

그 시퍼런 강물 위 열두대 절벽을 포함,

탄금대는 그런 비극의 역사를 품게 되었다.

충주.

고등학교를 다녔고,

부모님이 계셨었다.

탄금대를 가끔 들리면, 숲 속 길과 정자와 열두대를 만나곤 한다.

이 좋은 길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할 필요는

없겠다. 지금의 이 숲길,이 물길, 이 마음길에 집중하는게 중요하다.

그래야 값진 길이다.

온 몸으로 쏟아지는 솔 향,

꽃향, 햇빛 향을 느끼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명품 길이다.

중간 주막에서 막걸리 한 잔하고 보니

실상 내려오는 길이 만만치는 않았다.

아주 천천히 물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걷는다.

아름드리 적송은 언제 어디서 만나도 반갑다.

오대산 선재길과 문경새재 선비길은 수도 없이 지나치게 많은 전국 각지의

둘레길 중 단연 으뜸 명품 길이다.

문경새재, 선비길 한 번 걸어 볼만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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