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BC 트레킹 2.

2015년4월

by 류성철의 작은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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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를 이루고 있는 것들(1) - 롱다, 타르쵸

히말라야로 들어가는 관문, 이른바 입산 허가를 받는 곳 다리 위의 세찬 펄럭임은 신기함과 신령스러움의 합체이다.

다리 난간을 빼곡히 채운 깃 발, 깃발, 깃발…..바람이 거세고, 아래 쪽 소용돌이치는 물소리와 함께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곳을 찾는 나그네들에 대한 환영의 함성이요, 신의 영역임을 가르치는 준엄한 목소리이기도 했다.

롱다와 타르쵸 – 히말라야 어디를 가나 오색의 간절한 기도가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오르고 있는 중인 낡은 깃발의 무리.

아마도 사람들은 오르지 못하는 저 신들의 세상을 향해 끝없이 가고자 하는 바램과 소망을 바람에 태워 보내는 가 보다.

경전을 읽지 못하는 어두운 눈과 답답한 가슴을 열어 보이고자 하는, 그래서 나약함과 미욱함을 덜어 내고자 하는 절실함인가

아니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순박한 히말라얀들의 소박한 신앙일 것이다. 척박하고 빈한한 일상에서 늘 내가 신과 함께 있음, 그리고 신이 나를 보살피고 있음에 대한 신뢰와 믿음의 표식인지도 모른다. 저 깃발 안에는 신을 찬미하고 경배하는 돈독한 신앙심이 가득 적혀 있고, 바람을 통해 이를 신에게 전달하려는 것이다.

나의 롱다와 타르쵸. 히말라야를 꿈꾸면서 늘 생각을 했다. 나의 기도문, 나의 롱다와 타르쵸를 어느 히말라야 언덕에 걸고

오자. 늘 바람에 펄럭이겠지. 나의 기도는 신에게 다가가고, 내 마음 속으로 날아오도록 말이다.

생각 할수록 신나는 일이다. 두고 두고 나를 기쁘게 하고 힘 나게 할 일이다. 나의 히말라야 프로젝트의 제일 멋진 이벤트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내 기도문을 걸어 둘 공간이 있을까?

자칫 저 순박한 사람들의 신앙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극성스럽고 탐욕스러운 짓은 아닐까?

참회하고 겸손해야 할 내가 그래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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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세상의 모든 일에 조심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작은 성과에 대해 힘주어 말하고 생색 내기에 급급 했습니다.

평범한 날들 속에서 일탈을 꿈꾸고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혹여나 느닷없는 행운을 바라고,

또 헛된 생각을 수없이 되풀이 했습니다.

정리가 필요합니다.

몸도 마음도 잠시 멈추고 가다듬고 가지런히 해야 합니다.


참회하고 겸손 해야 합니다.

대충 적당히 해 온 일들,

허망한 망상으로 반복 되었던 많은 바램 들.

모두 내려 놓고 반성하고 끊어 내야 합니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참회와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의 일들과 사람들을 마주 해야 합니다.


용기를 내야 합니다.

부족 했어도 열심히 살아온 지난 날입니다.

모든 것은 내게 주어진 것이고 내 힘으로 이루어 나가야 할 것들입니다.

부딪혀 나가면 못 할 일도 없고, 이제까지의 경륜이면 부족 할 것도 없습니다.

10년의 용기!. 참된 의미로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중요한 10년 입니다.

올차게 힘있게 거침없이 가려면 용기는 필수적인 자세 입니다.


실행해야 합니다.

생각하고 계획하는 일만 되풀이 되지 않았습니까.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결과도 없습니다.

"오늘의 내 모습은 어제 내가 행동한 결과물이며, 지금의 실행이 내일의 내 삶의 모습임"은 부처님 말씀입니다.


부처님 앞에 기도 합니다.

기도는 은혜나 기적을 바라고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의지와 결심을 아뢰는 것이며, 다짐 드리는 것입니다.

엄청난 무게의 약속 입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합니다.

겸손하고 용기 있게, 그리고 실행 하겠습니다.

히말라야를 이루고 있는 것들(2). 닐리 구라스

닐리구라스는 네팔의 國花이다. 정말 국화답다. 꽃 나무가 크고 우람하고 온 산을 그득 메우고 있다.

딱 지금이 꽃이 만개 할 때여서 그렇겠지만, 하얀 설봉 아래 푸른 숲을 붉으스레 물들게 하는 꽃이다.

한국의 진달래 숲처럼… 꽃도 탐스럽거니와 나무도 아름드리가 많았다. 가이드에게 우리나라 꽃 무궁화 이야기를 해 주었다. 노래도 불러 준다. 무궁화~~무궁화~~ 우리나라 꽃~~

생각해 보면 히말라야 신들의 영역, 설산의 4천미터 이상의 연봉이 흰 꽃 술이면 붉은 닐리부라스는 꽃잎 같은 것일 것이다. 아침이면 잠을 깨우는 시끄러운 녀석들, 산까치 같은 “냐울리”들도 이 꽃 숲에 사는지도 모르겠다. 비가 가득 내리던 첫 날의 고라파니, 그 3,000 m 고봉 주변의 닐리구라스는 참으로 빗줄기 숫자만큼이나 많고 또 많았다. 지금이 꽃 철.

생각해 보라, 아름드리 참나무 가득 장미송이가 열렸다면. . . .

히말라야를 이루고 있는 것들(3). –포터

가장 경이롭고 고맙고 안타깝기도 한 존재가 포터이다. 느낌상 히말라야에는 트레커보다 포터가 더 많을 듯 싶다. 오르고 내리는 길에 커다란 머리 끈으로 짐을 둘러맨 그들이 있기에 트레킹이 있는 것이다.

험한 길 걷기 신공! 내가 메어보니 10m도 못 갈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펄펄 나른다.

비가 처적 처적 내리는 높은 산 길, 미끄럽고 발이 시릴텐데 , 이른바 “쪼리” 수준의 슬리퍼를 신고

가느다란 발목으로 휘둘러 달리는 놀랍기도 하지만 더할나위 없이 감사의 대상이다.

아니, 때로는 화가 나기도 한다. 최소 운동화는 잘 신어야 할 것 아닌가. 트래커들이 운동화 등을 벗어주고 가면, 그 건 내다팔아 생활비에 보태어 쓴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하루 일당이 우리 돈으로 1만 오천 원으로 제법 높은 편이라고도 들었다.

제법 어려 보이는 친구도 있고 아주머니도 있다. 이른 아침 짐을 내어 주면 두 개씩 묶어서 머리 끈을 매고 번쩍 지고 나가서 저녁 숙소에 넣어 준다. 그들은 늘 명랑했고, 친절하고, 다소 쑥스러운듯한 표정들이다. 그렇다. 그들은 힘찬 생활인이고 봉사자이 고 트레킹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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