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호수의 봄

소쩍새 우는 소리

그리고는 아무 소리가 없다.

먹먹한 하늘이 호수에 잠겨있고,

아즈 작은 초승달이 산 위에 걸렸다.

늦 저녁, 어두운 호수 길을 걷는 긴장감이 짜릿했다.

(듣고 본게 많아서 좀 무서웠다. 물 귀신 나올까봐...)

하늘도, 산도 숲도 나무도 모두 호수에 잠기고 보니

고요할밖에.

낮에도 한바퀴 돌았다.

상춘객들로 붐빈다.

호수를 둘러선 바위 병풍은 명성산이다.

산너머는 비스듬한 경사지에 억새가 평원을 이룬다.

억새축제가 열리는 명성산은 그래서 가을산이다.

한 때는 약간 유원지풍이어서 올이기구도 있고,

각 지방의 뭐 재경군민, 면민회가 많이 열려

시끄러운 관광지였지만, 지금은 많이 정돈되고,

고급스러워졌다.

이른바 "이동갈비" 가 엄청 인기던 시절에는

산너머 일동,이동 갈비촌과 유황온천이 합해진

주말 여행지로 인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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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한바퀴 돌았었다.

기껏해야 4 km 안되는 호수 둘레 데크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

한겨울 ,호수 전체가 완전히 얼면, 국가대표 스케이트 선수들의 훈련장이기도 했다.

그 쨍 시퍼렇게 맑은 얼음은 오금을 저리게 했다.

명성산 등산을 포함, 꽤 여러번 왔었지만, 산정호수는 딱 지금이 제일 좋다.

하늘로 솟은 소나무, 물 속으로 투영되는 연두 빛 신록, 분홍빛 개복숭아.

어느 자리에 앉아도 기분좋은 물소리, 소나무 바람소리... 지금이 아닌가.

지금의 意味는 "내가 여기 있을 때"이다. 가을이던 겨울이던.....

산중의 돌담변원?

"낭만닥터 김사부" 의 메인 촬영지가 여기 있다.

보통사람들이 바라는 의사 선생님.

현실에서는 닥터헬기의 이국종 선생님.

병원드라마의 영웅들은 사람들을 열광케 하는데,

실제 병원에서 뵙는 "나의 선생님"은 좀 다르시다.

헐어내기 직전의 돌담병원은 드라마로 살아났지만,

전에는 가족 호텔이었다. 너무 외져서 가족이 와서 쉬기가 적합치 않았다.

호수 초입의 "궁예왕의 동상"은 좀 낯설다.

이 분이 궁예인가? 김** 배우님 아니신가?

鳴聲山(명성산)은 궁예가 철원을 기반으로 나라를 세워 후삼국의 맹주가 되려다 실패해자 산이 울어

울음소리를 낸 산이다.

이 호수는 명성산의 눈물인가?

이 산 깊은 곳에도 이른바 베이커리 카페가 있다.

빵이며 커피가 비싸기 이를데 없다.

밥을 먹는 것이 "가성비"가 월등 할텐데...

숲에서 빵과 커피로 아침을 먹는다.

폭포는 "낙선지"

산정호수의 무너미 폭포이다.

다른 호수와 달리 자연폭포로 보인다,

대개의 호수나 저수지 제방에는 "무너미"가 있다.

"물넘이" 의 의미 일 것이다.

제방보다 다소 낮아 호수 수면이 제방위까지 차오르 전에 물이 넘쳐 흐르게 하는 시설이다.

그렇지.

무엇이든 너무 넘치면, 덜어 내야 하는 것이다.

궁예의 역사는 잘 모르나, 드라마대로이면,

그도 덜어내지 못해 실패 했을 것이다.

2025년 봄,

이 혼란도 결국 그래서 생기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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