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량 Mar 04. 2019

달팽이의 뒷걸음질

펜과 종이로 끄적끄적 힐링. 1

달팽이의 뒷걸음질은
데굴데굴 구르는 것



달팽이처럼 천천히, 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었어요.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가다 보면 언젠가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뒤돌아서 보니, 내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보이지 않네요. 순간 데굴데굴 굴러가 버렸어요.


뒷걸음질 치던 순간, 굴러 떨어져 버린 것이죠.


내가 하고 있는 이 일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림을 그리지만 전문적이지 않고,

글을 날마다 쓰지만 진짜 작가는 아니고,

영어로 말을 하고 있지만 유창하지는 않고,

전업주부지만 집은 엉망이고,

아이들이 국제학교에 다니지만 영어도, 프렌치도 심지어 한글도 부족해 보이고,

커피를 내려 마시지만, 다섯 모금에 끝나버려 혀끝에는 쓰디쓴 맛만 남아있고,

오랜만에 맥주를 마셨지만 세 모금에 배가 불러 결국 다시 냉장고에 넣어두었어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것 같은 그런 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눈길을 던진 순간,

아래로 데굴데굴 덱데구르르~~~


하지만, 또 우리는 금방 다 잊고 왔던 길 다시 갈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다시  천천히, 엉금엉금, 꿈틀꿈틀 기어가 보렵니다.

대신 뒤돌아 볼 때는 조심하기로~



작가의 이전글 힌디어 공부를 해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