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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Aug 17. 2019

마음의 중력을 거스르는 일

나에게 글쓰기란!


뉴턴은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중력의 법칙, 즉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아냈다.


우주로 쏘아 올리는 우주선에는 추진로켓이 붙어 있다. 중력을 거스르는 힘을 달고 우주로 날아간다.



중력을 거스를만한 추진 로켓이 없을 때, 내 마음은 뉴턴의 사과처럼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곤 한다.

마음이 중력의 영향을 받으면 몸도 마음과 하나가 되어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결국, 바닥, 침대 또는

소파에 몸을 던지고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다.


직장인의 추진로켓은 매 달 나오는 월급이나 성과급 정도가 되겠다. 학생들에게는 기말고사나 성적 또는 친구 관계일 것이고 청년들에게는 취업이나 짝 사랑 또는 연인일 것이다.


직장에 다니지도 않고, 학교도 다니지  않으며 새로운 사랑을 할 수도 없는 마흔의 아줌마에게 마음의 중력을 거스르고 솟아오르게 하는 추진 로켓은 과연 무엇일까?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이 그것이었다. 다른 또래 아이들에 비해 빠른 운동신경, 빠른 언어 능력은 가장 좋은 추진로켓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속도가 다를 뿐, 속도는 중요한 일이 아님을 깨달은 후에는 더 이상 내 마음은 솟구치지 않았다.



한때는 sns가 그것이었다. 나 역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짧은 글을 써서 페이스북에, 인스타그램에,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다.

하지만 친하거나, 덜 친하거나, 그냥 아는 사람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일은 잔잔한 내 감정에  돌을 던져 파동을 일으켰다.

훌쩍 가족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맛집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 행복해 보이고 즐거워 보이는 이웃들의 모습들.

sns는 추진로켓이라기보다는 중력을 더 강하게 느끼게 하는 무거운 짐이 되었다.

나의 일상을 훔쳐보며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것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sns를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난 이웃들에게 짐이 되고 싶진 않았다.



지금 나에게 몸과 마음의 중력을 이겨내는 추진로켓은 글쓰기이다.



글을 쓰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아래로 떨어지던 마음이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처럼 가볍게 흩날림을 느낀다. 마음이 그러하면 몸도 중력을 이겨내게 된다. 드러누운 몸을 일으켜 의자에 앉아 펜을 잡는다.



땅에 떨어진 사과는 결국 썩어질 것이다.

바닥에 떨어져 꼼짝하지 않으면 내 감정도 결국 썩어질 수 있다.


다행이다.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쓰며 마음의 중력을 거스를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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