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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친구가 별로 없고, 쌍꺼풀이 있으십니다.

15. 엄마에 대한 아들의 솔직한 생각

by 선량

프랑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공부를 많이 하지

않습니다. 물론 학교에서는 공부를 하겠지만, 학교에 다녀온 후에는 거의 놉니다. 숙제는 일주일에 두 번 있어요. 받아쓰기도 일주일에 두 번 있고요. 월요일에는 프랑스어 받아쓰기가, 목요일에는 영어 받아쓰기가 있답니다. 예전 뭄바이 학교에서는 날마다 숙제가 있어서 매일 밤 숙제하느라 힘들었었어요. 이번 학교는 숙제의 강도가 약해서 그나마 괜찮은 편이에요.

주말에도 많이 놀지만 토요일 오전에는 한글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른 한국 아이들은 한글학교에서 한글 공부와 다른 교과목을 배우기도 합니다. 제 아이들은 그냥 안 다니고 있어요.


너무 많이 놀아서 가끔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한국말이 아닌 언어로 공부하는 것이 많이 힘들 테니까요.




이번 주말에도 아이들은 집에서 한글 공부를 했어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거나 한글 학습지 네 쪽 풀기를 하는데요, 이번엔 학습지를 풀기로 했어요.


아이들은 한글을 재밌어하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해요.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띄어쓰기예요. 띄어쓰기는 저도 항상 힘들긴 해요.



이번 주 지안이의 한글 학습지에는 가족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이 있었어요. 길게 쓰는 것이 너무 어렵다며 투덜투덜 대더니 그래도 열심히 쓰더군요.


그런데 나중에 내용을 읽어보다가 아주 깜짝 놀랐어요. 엄마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더라고요.



“우리 엄마는 40세입니다. 엄마는 친구가 별로 없고 쌍꺼풀이 있으십니다.
집안일을 합니다.”


저도 친구는 많은데, 여러 번 이사하면서 온라인으로만 소식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어요.

제가 친구를 만나는 모습을 아이들이 거의 못 보기도 했죠. 항상 아이들 학교 있을 때 만났으니까요.

어찌나 웃기던지요. 친구는 없지만, 쌍꺼풀은 있는 엄마라니....



정말, 엄마에 대해 잘 아는 아들이네요.

특히 엄마가 좋아하는 것이 “혼자만의 시간”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네요. 싫어하는 것이 “싸우는 것”이라는 것도요.


아이가 생각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웃기기도 하고, 나 스스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그래도 엄마가 잘하는 것이 “모든 것”이라고 말해주니 참 고마웠습니다.


여러분의 아이들은 엄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사랑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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