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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Jan 08. 2020

13. 끝나지 않은 비밀

[소설] 셀 게스트 하우스의 비밀

어둠이 짖게 깔린 마담 크리스나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의 아담한 손은 설화의 두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설화는 마담의 거칠고 뜨거운 손을 느끼며 잠자코 앉아 있었다. 마담 크리스나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흐느끼다 다시 설화의 얼굴을 바라보기를 반복했다. 마야는 미안한 표정으로 그녀의 어머니 옆에 앉아 있었다. 한 번씩 마담에게 말을 건네며 등을 두들겨 주고 어깨를 감싸주기도 했다. 설화는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상황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다행히도 한낮의 2층 다이닝 룸에는 아무도 없었다. 강철의 방에서도 아무런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저……. 마담이 왜 그러시는지 설명 좀 해줄래요?”

설화는 자신의 손을 잡고 놓지 않는 마담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야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엄마가 많이 흥분했나 봐요.”

마야는 힌디어로 그녀의 엄마에게 말을 했고, 마담 크리스나도 몇 마디의 말을 했다. 곧 마담 크리스나는 꼭 잡고 있던 설화의 손을 놓았다.

“저, 설명을 좀 듣고 싶어요. 왜 그러시는지.”

“네. 제가 통역을 해 드릴게요.”

마야는 그때부터 마담 크리 스나가 하는 말을 설화에게 통역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때 사고로 제 남편이 갑자기 죽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았어요. 저랑 남편은 열심히 일했어요. 그 회사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죽고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어요. 사장님은 저에게 나가라고 했어요. 마야가 2살이었어요.”


마담 크리스나는 거기까지 말을 하더니 다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마야는 그런 엄마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다시 진정이 되었는지 마담은 이어서 말했다.

“갈 곳이 없었어요. 남편의 장례도 치르지 못했어요. 가방을 싸서 마야를 안고 나왔는데 그때 이세훈 과장님이 나오셔서 돈을 주셨어요. 그리고 미안하다고 하셨어요. 계속 미안하다고만 했어요. 그 돈으로 집을 구했어요. 이세훈 과장님은 제 남편과 많이 친했어요. 운전기사였지만 친구처럼 대해 주셨어요. 우리 마야랑 과장님 따님의 나이가 비슷하다며 많이 예뻐해 주셨어요. 과장님도 같이 사고를 당했었는데.......”


“나중에 과장님이 한국으로 돌아간다며 또 돈을 주셨어요. 그 돈으로 마야를 키울 수 있었어요. 한 번씩 인도에 출장 올 때마다 저희를 찾아왔어요. 이것저것 선물도 사 오셨어요. 전 다시 가정집에서 일을 했고, 마야는 학교에 다닐 수 있었어요. 마야가 중학교에 다닐 때 또 오셨는데 그때 정말 큰돈을 주셨어요. 그 돈으로 게스트하우스를 하라면서.

과장님은 따님 이야기도 많이 하셨어요. 우리 마야랑 친구라고 했어요. 언젠간 함께 같이 오겠다고 했어요. 이 게스트하우스도 그분의 따님 이름을 따서 지은 거였어요. “설”게스트하우스로 하려고 했는데, 발음하기가 어렵다며 다들 반대했어요. 그래서 “셀”이 되었어요. 과장님은 이곳을 오픈할 때 오신 뒤로 다시 오시지 않았어요.

따님과 함께 오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전 기다렸어요 두 분이 함께 오실 날을요. 이 게스트 하우스도, 마야도 모두 이 과장님 덕분에 키울 수 있었어요. 너무너무 감사해요.”


설화는 머리를 한데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이 게스트 하우스는 그러니까, 아빠의 퇴직금으로 만들어진 곳이었다. 그리고 계속 거슬렸던 이곳의 이름은 바로 자신의 이름이었다. 설화는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아빠가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그동안 아빠는 무슨 비밀을 안고 살았던 것일까?


“그런데, 그 사고는 어떤 사고였나요?”

마담 크리스나는 깊은 한숨을 내 쉬며 말했다.

“교통사고였어요. 제 남편과 이 과장님, 그리고 또 다른 한 분이 타고 있었다고 해요. 제 남편이 운전을 했다고 했어요. 그리고 제 남편만 죽었어요.”


순간 설화는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빠 장례식 때 찾아와 미안하다며 울고 간 한 분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아빠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 너무 미안했다.


“저희 아빠도 돌아가셨어요. 교통사고로.”

설화의 말에 마담 크리스나는 깊고 어두운 눈을 더 크게 뜨며 더욱 큰 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설화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는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어디까지가 비밀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방으로 돌아온 설화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애초에 계획했던 날짜보다 며칠 길어졌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아빠의 자취가 묻어있다는 이곳이 왠지 으스스하게 느껴졌다. 자신은 모르는 또 다른 아빠처럼 느껴졌다.

설화는 오래된 노트북을 켜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비행기는 이틀 뒤에 있었다. 문득 강철이 생각났다. 둘 사이에 아무런 일도 없었지만 설화는 그가 신경 쓰였다. 하지만 해외여행 중에 주로 느낄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감정이라 생각했다. 설화는 다시 한번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기로 했다. 그때 누군가가 설화의 방문을 두드렸다. 설화는

노트북을 침대에 내려놓고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문 밖에 강철이 서 있었다.



셀 게스트 하우스의 비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정말 감사합니다.

이 소설은 제 생에 첫 소설인데요, 13회 까지 전반전을 잘 쓸 수 있도록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잘 써야 할텐대요...^^;;


소설은 쓸 때는 좀 어려운 반면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아서 매 번 망설이게 됩니다.

하지만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계속 쓰고자 하는 열의가 생겼어요.

첫 소설이라 많이 부족하고 재미가 조금 없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구독과 라이킷은 꾸준히 글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커다란 힘입니다.


아울러, 얼마전에  출간된 프랑스학교에 보내길 잘했어. 제 첫 에세이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려요. ^^

http://m.yes24.com/Goods/Detail/85382388


http://aladin.kr/p/F2j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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