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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와 인도, 그리고 프랑스 학교

코로나 바이러스

by 선량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중국 본토에서는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고,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죠. 매일매일 한국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하루빨리 바이러스가 사라지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막 발생한 시기에 제 친정어머니는 병원에 누워 계셨어요. 그동안 미루고 미뤘던 허리 수술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수술을 앞두고 코로나 바이러스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정말 좋지 않았어요. 서울의 큰 병원이었거든요. 다행히도 병원에서는 매우 빠르게 대처했습니다. 보호자는 딱 한 명만 가능하고 일체의 면회가 금지되었지요. 수술이 끝나고 퇴원할 때까지 저희 언니들과 동생은 번갈아가며 엄마를 간호했고, 다행히도 아무 탈 없이 퇴원했습니다.

70이 넘은 연세시고, 수술하면서 면역력도 많이 떨어졌을 테니 걱정을 했지만, 정말 다행히도 잘 회복하고 계십니다.



과거의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의 교훈과 경험 덕분인지 우리나라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 같습니다. 한국 내의 여러 언론에서는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하고, 거짓 뉴스를 내보내기도 하지만, 해외에서 바라본 우리나라의 대응은 단연 돋보입니다.




뉴델리의 현재 모습

제가 살고 있는 뉴델리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마스크를 쓴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하긴, 미세먼지 수치가 500이 넘어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니까요. 마스크 품귀 현상도 사실 피부로 느껴지진 않습니다.

어제는 몇몇 지인들과 함께 여행자의 거리인 빠하르간지에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은 저희 세명뿐이었어요. 저희도 처음엔 마스크를 쓰고 다니다가 슬그머니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행위가 종종 일어난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아직 없습니다. 저희에게 중국 사람이냐 물어보는 사람도 없었어요. 그래서 마음 편히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방법

인도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기사를 자주 검색해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사가 자주 나오진 않아요. 한국 포털 사이트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소식들이 경쟁하듯 올라오는데, 인도 기사는 하루에 하나 정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2일 전 기사가 가장 최근 뉴스인 경우도 많았어요. 정부에서 언론을 통제하는지에 대한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세세한 정보를 찾기는 힘듭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을 요약해 보면,

가정에서 자가격리하고 있는 사람들이 5,123명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온 사람들은 1,999병이고 이중 의심 환자는 75명으로 병원에서 격리 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확진자는 3명으로, 인도 남부의 케랄라 지역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세 명 모두 우환에서 귀국한 사람들입니다.

간접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은 가정에서 자가격리 중이며 최대 잠복기 28일 동안에는 집을 절대 떠나서는 안됩니다.

중국이나 기타 발병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무조건 자가격리를 시키고 있고, 최근에 중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에게는 비자를 내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관리를 하는 것 같아요. 인도는 우리나라에 비해 공권력이 강한 편입니다. 범죄가 많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정부나 경찰 말을 무시하면 큰 일 날 수 있어요.

인도는 인구가 어마어마하게 많고, 그중에 서민이 많기 때문에 한번 전염병이 발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초기에 강력하게 대처하는 것 같습니다.



델리 프랑스 학교 모습

다른 학교는 2,3월의 행사가 모두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희 학교는 취소되기는커녕, 행사가 더 많아졌습니다. 다음 주엔 미술관 견학이 있고, 그다음 주는 학교 다닌 지 100일 기념 파티가 있고, 또 그다음 주는 카니발이 있습니다. 혹시 취소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어요. 그냥 다 한다고 합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아무런 논의가 없어요. 이렇다 저렇다 말도 없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습니다.

웃긴 것은, 며칠 전 학교 급식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급식을 먹고 배가 아프거나 구토를 한 아이들이 있다면서 그게 급식 때문인지, 급식 업체에서 영양가 높은 음식을 조리하고 있는지 뜨겁게 논의를 했습니다.

전 한 발짝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어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 방안이나 논의는 전혀 없고, 아이들의 학교 생활과 맞닿아 있는 급식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며칠 전, 현재 프랑스의 모습을 쓴 목수정 작가님의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 기사를 읽으며 저희 학교의 모습과 오버랩되었습니다.



나라마다 대처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고, 그에 따라 국민들의 모습도 매우 다른 것 같습니다. 전 한국 사람이고 인도에 살며, 아이들이 프랑스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여러 모습들을 모두 접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마스크를 꼭 쓰게 하고, 손을 잘 씻고 개인위생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의 여러 행사에는 모두 참여할 생각입니다.


어느 나라가 잘하고, 못 하고 있는지 말 하긴 힘듭니다. 각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니까요.

하지만 한 가지, 한국은 언론의 자유가 너무 심해 과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나라가 잘 대처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어서 빨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져 우리 모두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평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가 매우 소중한 일상이었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는 소중한 시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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