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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Apr 09. 2020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공개합니다.

힘든 집콕 생활을 슬기롭게 보내는 방법


2월 말,

한국에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속도로 많아지던 시기에 인도에는 겨우 20명 정도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발 빠르게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입국 금지를 시켰고 이탈리아 확진자가 많아지자 유럽인 입국도 금지시켰다.

인도 사람들의 주식이 카레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높은 거라는 말도 있었고, 평소 생활환경이 깨끗하지 못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대한 자가 면역이 있을 거라는 말도 있었다. 봄이 되면서 기온이 올라가고 있었기에  바이러스가 힘을 잃었을 거라고도 했다. 그 말을 믿고 싶었다.


4월 현재,

인도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는 5799명, 사망자 190명이다.


확진자가 100명이 되기도 전부터 인도 정부는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 마트와 약국만 빼고 모든 가게와 기업이 문을 닫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택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봉쇄령이 무색하게도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으니, 그 이유는 우리나라 대구에서 일어났던 일과 비슷하다.


한국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방아쇠 역할을 한 게 신천지 모임이었다면 인도에서는 무슬림 모임이 방아쇠 역할을 했다. 현재 대부분의 확진자가 그 모임과 관련된 사람들이라고 한다.

원래는 4월 15일까지였던 전국 봉쇄령은 더 연장될 것 같다. 이대로 봉쇄가 끝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지면 감염자는 더 증가할 것이고, 열악한 의료환경의 인도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집에 콕 처박혀 지낸 지 한 달째.

3월부터 시작된 온라인 수업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 선생님들이 내 준 과제를 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고, 유튜브도 보고 게임도 하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하루 일과가 끝나지 않는다. 이제 뭘 해야 할까??




<<슬기로운 집콕 생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외출하지 못하고 집에 콕 처박혀  지내는 아이들과 엄마의 슬기로운 모습을 공개합니다.


1. 할 일 없을 땐 역시 책이지!!

책장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을 날마다 읽고 있다. 할 일이 너무 없어서 읽고 읽고 또 읽다 보니, 어느새 등장인물의 이름을 달달 외우게 되었다. 백희나 작가님의 수상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에 작가님의 책도 몽당 빼서 읽기도 했다.

역시 할 일 없을 땐 책이 최고지!!



2. 게임하는 거 아닌데요?

아침부터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이들.

뭣들 하는 게냐~ 잔소리를 하려던 찰나, 아이들이 말한다.

“우리 게임하는 거 아니야. 그림 그리는 거야.”

평소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를 하나하나 그리고 있다.  그래, 게임도 슬기롭게 하면 되지 뭐. 니들이 고생이 많다....



3. 내 맘대로 그림 그리기

학교에서 하라는 숙제는 안 하고 아까운 A4용지 써 가며 그림을 그린다. 잘했다, 멋지다. 칭찬해 주었지만, 사실은 종이가 너무 아깝다. 저거 다 떨어지면

사러 나갈 수도 없는데...... 프린터 토너는 진작에 떨어져서 과제 프린트도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하여...



4. 박스는 버리는 게 아니죠.

쓰레기봉투 다 떨어지면 쓰레기 담으려고 아껴두었던 라면 박스인데, 어떻게 발견했는지 끄집어 내 왔다. 그리곤 거실을 엉망으로 만들면서 집을 하나 뚝딱. 화장실과 변기도 있어요.

쓰레기 봉투 사러 못 나가는데, 이제 쓰레기도 아껴서 버려야 할 듯.




5. 과일 씨는 버리지 마세요. 알고 보면 살아 있어요.

너무 심심해서 시작하게 된 과일 씨 발아시키기.

멜론 씨를 시작으로 귤 씨, 오렌지 씨, 파파야 씨, 수박씨를 발아시키고 있다. 그중에 멜론 씨에서 뿌리가 나와 흙에 옮겨 심어주었다.

스트레스받을 때 흙을 만지고 작은 씨앗을 보면 기분이 확 좋아진다. 귀농해야 하나....

작은 손으로 꼬물꼬물 씨앗을 심는 아이는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려나?



6.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내기.


오늘 오전, 으니는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 그 앞에서 아니는 책을 읽고, 그 옆에서 난 책을 보며 필사를 했다. (남편은 홀로 방 안에서 재택근무 중)  

이 시간들이 힘들고 지치고 스트레스받지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번 꾸욱 참고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이어간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과의 거리는 멀어졌지만, 가족과의 거리는 한 뼘 가까워졌다. 매 끼 밥하기 힘들고, 청소하기도 힘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하루빨리 전 세계에서 바이러스가 사라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오늘도 우리는 집에 콕 처박혀 슬기로운 무언가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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