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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Sep 06. 2020

인생의 점들을 연결시키다 _ BONNIE

선을 긋다, 마음을 잇다.

두 권의 책을 내면서 단 한 번도 북 토크 같은 건 못 할 줄 알았다. 해외에 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이 있는 반면, 해외에 살기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북 토크가 바로 후자에 속한다.

한 번씩 상상을 해보긴 했다. 상상하는 것은 아무런 제약이 없으니까.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내 모습을 떠올리며 과연 무슨 말들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상상들을 해보곤 했다.


우연히 글을 쓰고, 우연히 그림을 그렸던 것처럼 북 토크의 기회도 아주 우연히 바람처럼 다가왔다.  하마터면 두려운 마음이 너무 커서, 그 바람을 피해버릴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면으로 바람을 맞아보자고 생각했다.



3년 전, 생전 처음으로 온라인 메모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글 쓰는 방법을 너무나도 몰랐기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용기를 내어 참여한 모임이었다. 메모 모임을 3개월 동안 하면서 날마다 글 쓰는 습관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몇 개의 점을 만들었다.


서로 실명도 모르는 관계, 어디서 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관계가 바로 점과 같은 관계이다. Sns에는 이런 점들이 무수히 찍혀 있다.

그런데, 그 점이 나에게 선을 긋자고 노크를 했다. 나는 망설이고 망설이다 연결을 한번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는 서로 연결이 되었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무늬를 완성했다.

어젯밤, 야심한 밤에 방구석 북 토크 “선량한 순간”이 바로 우리가 만들어낸 무늬이다. 선량이라는 점과 순간이라는 점이 만나 우리들의 인생에 잊지 못할 무늬를 만든 것이다.



무서운 태풍일줄 알았던 바람은, 그저 따뜻한 미풍일 뿐이었다.




점을 연결하다  _BONNIE


인생에는 수많은 점들이 있다. 그 점들을 어떻게 연결시킬지, 어떤 무늬를 만들어 낼지, 또 어떤 색깔로 칠할지, 그건 바로 나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과거의 점과 현재의 점을 연결하면 하나의 선이 된다. 이 선은 미래의 점과 연결이 되어 더 길고 단단한 선으로 만들어진다.

이것이 결국 내 삶의 모양이 아닐까?


어젯밤, 작은 모니터에 모여든 작은 점들을, 언젠가는 하나하나 줄을 긋고 마음을 연결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BON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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