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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Feb 02. 2019

(동화) 엄마의 반지#3

엄마가 쓰는 동화#4


다음날, 은이는 일찍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옷을 입고, 밥을 얼른 먹고 양치까지 스스로 했습니다.

“엄마, 은이가 이상해.”

오빠 진이는 그런 은이를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우리 은이가 다 컸네. 스스로 다 하고.”

엄마는 오히려 칭찬을 했습니다.


은이는 어젯밤에 엄마, 아빠가 왜 싸웠는지 너무 궁금했지만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 나 유치원 갈래.”

“그래? 좀 빠른데, 알겠어. 진아 너도 어서 일어나. 학교 가자.”


은이는 유치원에 제일 먼저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여기저기 샀샀이 찾아보았지만 반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떡하지, 정말 놀이터에서 잃어버렸나 봐.......’

은이는 너무 마음이 불안해서 선생님 말씀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친구들과 놀기도 싫었습니다.


점심시간, 은이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얼른 밖으로 나왔습니다. 다들 점심을 먹느라 바빠 보였습니다. 유치원 현관이 열려 있었고,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챙기느라 분주해 보였습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은이는 조용히 신발을 신고, 냅다 뛰었습니다. 유치원에서 놀이터까지는 5분이면 충분했습니다. 얼른 가서 반지가 있는지 찾아보고 올 생각이었습니다.


아빠가 준 반지를 잃어버려서 엄마와 아빠가 싸우게 된 것 같았습니다. 사랑의 약속인 반지가 사라져서 더 이상 엄마, 아빠가 서로 사랑하지 않게 될까 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기 전에 반지를 찾아야 합니다.



‘내가 어제 어디서 놀았더라? 아 맞다. 그네.’

은이는 그네 주변을 모두 찾아보았지만 반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은이는 모래 위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모두 내 탓인 것 같았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엄마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은이야, 은이야~”

엄마는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너 왜 여기 있는 거야? 어떻게 된 거야? 엄마가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

반대 방향에서는 유치원 선생님이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은이가 갑자기 보이지 않자 선생님이 엄마에게 연락을 했고, 함께 은이를 찾아 나선 것이었습니다.


“은이야, 왜 놀이터에 있는 거야! 너 잃어버린 줄 알고 엄마가 얼마나 놀랬는지 아니?”

“그래 은이야. 선생님도 너무 깜짝 놀랐어. 찾아서 다행이에요  어머니.”

은이는 엄마 얼굴을 보자 더 눈물이 났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응?”

엄마는 은이를 꼭 안으며 계속 물어보았습니다.

“엄마... 엉엉 다 엉엉 나 때문에... 엉엉.”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 엉엉, 사실은 엉엉, 엄마 반지를 내가 엉엉, 끼고 있다가 엉엉, 잃어버렸어. 엉엉.”

“뭐라고?”



아빠가 엉엉, 사준 엉엉 다이아반지를 엉엉, 내가 잃어버렸어 엉엉. 그래서 엉엉, 어젯밤에 엉엉, 엄마 아빠 싸웠잖아 엉엉. 이제 엉엉 엄마 아빠 사랑이 깨진 거야? 엉엉엉... 엄마도 돼지책에 엄마처럼 가버릴 거야?”


엄마는 은이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푸하하하, 은아 그거 다이아몬드 아니야.”

“응? 그거 반짝이는 보석이잖아. 아빠가 엄마 사랑의 약속으로 준거잖아.”

“응, 그건 맞는데, 그게 보석이 아니라 그냥 큐빅이야. 문구점에서 파는 거 있지?. 사실 결혼 전에 엄마도 아빠도 돈이 없어서 좋은 반지를 사지 못했거든. 다이아몬드는 아니지만, 아빠가 처음으로 준 반지라서 잘 가지고 있었던 거야.”

“엄마, 정말이야?”

“그래. 그런데 은이 너, 그래서 이랬던 거야?” 반지 때문에?”

“응,내가 엄마 몰래 끼고 있다가 잃어버렸거든.”


반지를 잃어버려서 슬프긴 한데, 괜찮아. 엄마는 반지보다 우리 은이가 더 소중해. 널 잃어버린 줄 알고 얼마나 놀랬는 줄 아니?”



“엄마, 잘못했어요.”

“그리고 반지 때문에 엄마가 아빠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반지가 없어도 엄마는 우리 가족을 다 사랑해. 그러니 걱정하지 마.”

“정말이야 엄마? 그럼 어젠 왜 아빠랑 싸웠어?”

“어머, 알고 있었어? 어제는 아빠가 너무 늦게 와서 엄마가 좀 화가 나서 그랬던 거야.”

“아....... 나는 반지가 사라져서 엄마, 아빠 사랑이 깨진 줄 알았어.”

“그런데 은이 너, 엄마 몰래 반지를 끼고 다닌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 알고 있지?”

“응 엄마.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


은이는 안심이 되었어요.

엄마, 아빠는 그 반지 때문에 서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엄마, 아빠를 사랑으로 연결시켜 주는 것은 반지가 아니라 바로 ‘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은이는 엄마를 더욱 꼭 껴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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