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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Dec 20. 2022

이상한 출판사와 요상한 작가들의 만남,쓰다보면보이는것들

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 2쇄 소식과 함께, 감사합니다

이제 겨우 출간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다고요?

왜 때문에!!!  3개월은 족히 된 것 같을까요?

작가님들, 그리고 대표님과 함께 입이 아프도록 떠들었던 세월이 길어서 일까요?

당최 알 수가 없군요.



저희가 처음으로 브런치에 공동 매거진을 만들어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를 쓴 게 작년 11월이었어요. 그때도 우리가 글쓰기를 말해도 될지 참 많은 고민을 했었지요. 셋이 돌아가며 한 편의 글을 쓰기로 약속했었지만, 어디 그게 말이 쉽지 내 차례가 돌아오면 어찌나 마음이 쫄리던지요. 그래도 혼자 하는 것보다는 셋이 함께 하니 분량은 금세 채워졌지요.


"글쓰기를 글쓰기” 공동 매거진을 시작하며 (brunch.co.kr)


저는 브런치에 함께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출간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작가님들은 잘 아실 거예요. 일단 저지르고 보는 저의 무대포 성격을요. 실패해도 경험은 남을 거라는 대책 없는 긍정도요. 하지만 그 이면엔 작가님들과 계속 뭔가를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네. 맞아요.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열망이기도 했어요.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다 보니 만나고 헤어짐이 익숙했어요. 같은 나라에 살 때는 자주 만나기도 하고,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도 했었지만, 사는 곳이 달라지면 그런 친밀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분들과도 삶을 나누고 뜻을 함께할 수 있었지만, 작가님들처럼 대놓고 좋아하는 글에 대해, 책에 대해, 가족에 대해, 삶과 인생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어요.

특히 기획회의라는 미명 하에 줌으로 만나, 인생 상담으로 끝나는 미팅이라니.

저는 작가님들보다 나이는 가장 많지만, 심적으로는 가장 어린 동생처럼 의지했답니다. 그래서 작가님들과 더 오래,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었나 봐요.



저의 꼬드김에 넘어가 함께 기획서를 쓰고, 샘플 원고를 만들어서 투고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여전히 우리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brunch.co.kr)


내가 쓴 문장이 책이 될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진아 작가님의 진솔한 문장과 정아 작가님의 위트 있는 문장은 분명 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도 이런 우리의 진솔함을 알아봐 준 출판사를 만났네요.

글쓰기를 글쓰기, 출간합니다. (brunch.co.kr)


진아 작가님께서 격양된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던 2월의 어느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리고 정아 작가님께서 저 멀리서 보내주신 꽃다발도요. 2월에 계약을 하고 7월까지 초고를 쓰고, 10월에서야 퇴고를 마친 우리의 책이 백개가 넘는 책 제목 순위에서 당당히 만장일치로 뽑혔던 그 순간도 잊지 못합니다.

"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 제목에 맞춰 대제목과 소제목을 다시 수정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책이 출간된 지 한 달이 되었지만, 마음 연결 출판사 대표님과의 단톡방을 없애지 못하는 것은 그 단톡방 안에 차곡차곡 쌓인 우리의 역사 때문인 것 같아요. 그 카톡방엔 사소한 집안일부터 크게는 마케팅 홍보 비용까지. 어디에도 말할 수 없는 은밀함이 담겨 있으니까요.



책이 출간된 이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도 올라보고, 네이버에 베스트셀러 딱지도 달아보고, 라디오에서 저희 책이 소개되기도 했고, 그 라디오를 듣고 우리 책을 사서 읽어주신 독자님도 만났습니다.

교보문고에서 "작고 강한 색깔 있는 출판사"로 선정되어 우리의 책이 똭 진열되기도 했고요.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출간한 지 3주 만에 2쇄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었지요.


우리 세 사람이 돌아가며 강연도 했고, 책으로 연결된 많은 독자님들과 다시 연결이 되어 함께 글쓰기, 책 쓰기를 말하고 있네요.

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 저자 강연



그 중심엔 마음 연결이라는 출판사가 있었습니다.


저희가 처음 계약을 했을 때는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 한 권도 없었습니다.

그 지점에서 우리가 함께 고민했던 것 같아요. 경험이 전혀 없는 출판사와 함께 하는 것이 과연 괜찮을까?

그런데 대표님이 우리랑 비슷한 '과'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비록 작은 출판사라 할지라도 우리와 마음이 맞는 곳이라면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출판사의 성장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일 또한 뿌듯했답니다. 어느새 저희 책까지 무려 4권의 책이 출간 되었고, 편집 팀장님도 한 분 들어오셔서 이제 더이상 1인 출판사가 아니게 되었죠.


저희 세 사람이 작가인 듯 작가 아닌 작가 같은 사람인 것처럼,

마음 연결 대표님도 대표인 듯 대표 아닌 대표인 분입니다.

지금도 출판사 사정을 저희에게 고백하시는 대표님과 그런 출판사를 염려하며 더욱 발로 뛰는 저희는.... 이상하고도 요상한 관계 같습니다.



이런 저희의 모습이 독자님들께 더욱 진솔하게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함께 책을 쓰고 출간한 것에서 끝나지 말고 독자들과 함께 계속 쓰는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책에서 말했던 쓰다 보면 보이는 '나, 곁, 길'이 이제는 ‘우리'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작가님들,

전 아직 책을 받아보지 못했어요.

이탈리아는 생각보다 정말 많이 멀군요. 함께 책을 한 손에 들고 건배를 외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네요?


다음 주면 크리스마스 연휴입니다. 아마도 올해 안으로는 책을 받아보기 힘들 것 같아요.

제 손에 책이 도착하는 날, 우리 다시 함께 건배를 외쳐볼까요?


서로 다른 글이 부딪혀 만들어진 책, "쓰다 보면 보이는 것들"이

나와의 연결을 넘어

조금 더 멀리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저희 책이 2쇄에 들어갔습니다.

과연 이런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현실이 되었어요.

저희 책을 읽어주시고 좋은 리뷰 남겨주신 독자님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2년 12월 20일

밀라노에서 선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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