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틱

미치광이

by 온이로

[|lu:nətɪk]

①미치광이
②정신병자
③ 미친, 터무니없는, 정신 나간 것 같은

[영] 정신착란병자, 간질병자.
라틴어 luna에서 온 말로서 달의 변동에 따라 일시적으로 경련 등 간질을 일으킨다고 믿었고, 성서 시대에는 이 병을 악령 들린 병으로 간주했다. 현대의 병명은 epilepsy이다. 당시 사람들은 이 환자를 마귀 들린 자로 생각하고 주문을 외우는 등 주법을 썼다.
예수는 나가라는 명령으로 고쳐 주셨다(마태 4, 24; 17, 15).


달에 매료된다. 루나틱의 의미를 이해한다.

달에 매료된다. 그 누구도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한숨이 쉬어진다 한 시간은커녕 채 십분도 걷지 못 할 것 같던 사람들이 열심히 걷고 웃고 즐긴다. 소외된 느낌. 제따로 떨어진 느낌. 혼자인 느낌은 저버릴 수 없다. 실제로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불안함을 느낀다. 토하고 싶다는 메슥거림을 느낀다. 취하지 않고는 자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날 달이 매우 밝았다. 보름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이었고 어는 곳이든 나를 따라다니는 것이었다. 중국에서의 어느 날은 유명한 관광지의 축제에 갔다. 무수하게 쏟아지는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다가도 힘에 부쳐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렇게 인파가 몰려 들었으므로 택시는 없었고, 우리는 결국 걸어서 택시가 잡힐 때까지 가보자고 했다. 지도 어플에서는 한시간 반이 걸린다는 거리를 걸었다. 우리는 술에 취하지 않았음에도, 그날 이미 많이 걷고 피곤한 상태였음에도 어느 순간부터 왁자지껄 웃고 네비게이션의 안내 음성에 따라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나는 출발할 때부터 노숙을 하고 싶었을 정도로 피곤했다. 나를 토닥여 출발하긴 했지만 고행길이 되었다. 예쁘게 보이기 위한 샌들을 신고, 만보가 넘는 거리를 걸으며 나는 달을 봤다. 내가 아무리 움직여도 그 자리에 버티고 있는 달. 달은 나에게 걸을 힘을 주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되었다. 호텔에 도착해서 다른 아이들은 바로 들어가 쉰다고 했지만 나는 45도가 넘는 양주를 사서 들어갔다. 모두가 잠든 거실에서 혼자 병째로 술을 마셨고 그동안 달을 바라봤다. 피곤함이 나를 미치게 하는 것일까, 술이 나를 미치게 하는 것일까, 달이 나는 미치게 하는 것일까. 나는 내스스로가 나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묻고 싶었다. 그저 달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후로 한동안 달에 대해 찾아보았던 것 같다. 루나틱이라는 단어를 듣고 나를 칭하는 말 같이 느껴졌다. 달에서 유래된 말. 마귀가 들린 나 자신. 그 날 그 술을 다 마시고 거실 소파에서 잠에 들었다. 몇 명은 힘들다고 나가지 않는 아침수영을 그 숙취의 상태로 나갔다. 여전히 재밌고 즐겁기만 했다. 어젯밤의 달은 잊혀진 채 아침의 해를 받았다.


달은 여전히 모습을 바꾸며 그 자리에 있는다. 보름이 될 때면 가끔 오후의 노을에 비쳐 모양과 무늬가 또렷이 보일 때가 있다. 이제는 달을 본다고 해서 그 달이 나를 미치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달이 밝고 예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달에 매료되던 시절, 그때의 나는 무엇에 미쳐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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