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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정화 Jun 16. 2023

한 사람의 추락을 옆에서 지켜보다
(feat.인쇄사고)

[그림책 <해를 쫓는 아이들> 출판 일지] #12

 출판 일지를 펀딩이 끝난 3개월이 지난 뒤에야 마무리 짓는 이유가 된 사건.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첫번째 책을 양장본으로 내기로 마음 먹으면서 인쇄소를 선택하는 문제가 조금 더 복잡해졌다. 양장, 사철 제본은 일반적인 책보다 가공 방식이 복잡했으므로, 당연하게 단가가 올라갔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었고, 관련 분야에서 종사한 사람들과의 인맥도 없었다. 네이버 카페나 인터넷 후기를 알음알음 긁어모아가며 몇 개의 업체에 견적을 문의했다. 업체에 따라 견적은 거의 2-3배까지 차이가 났다. 발품을 파는 것 외에 더 좋은 업체를 찾는 방법은 없었다.



 그러던 중에 유독 눈 여겨 보았던 텀블벅 프로젝트 하나가, 어떤 업체에서 책을 제작했는지 알게 되었다. 제작자 인터뷰까지 하면서 홍보도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인쇄 외에도 여러 사업을 병행하는 업체였다. 블로그, 인스타, 유튜브 등 여러 채널에서 활동하며 사내 분위기도 좋아보였다. 몇몇 결과물을 보니 제작 품질도 꽤 마음에 들었다. 견적을 받았는데 여러 업체들 중에서도 단가가 낮은 편에 속했다. 미팅 약속을 잡고 서울로 향했다. 첫 번째 미팅 장소가 약속 시간 20분 전에 갑작스럽게 변경되긴 했지만(이 때 약속을 함부로 어기는 사람이라는 걸 재빠르게 감지하고 피했어야 했다) '그럴 수도 있지' 안일하게 이해하며 미팅을 했다.



 첫 번째 미팅은 실망스러운 편이었다. 사무실이 아닌 장소의 어수선함 속에서 대표는 미팅에 집중하지 못하고 어딘가 정신이 팔려 있었다. 무언가를 물어보면 그것에 대해서 한참을 생각하다 간단한 답변만을 줄 뿐, 부가 설명을 일절 덧붙이지 않았다. 내가 먼저 물어보는 것에 대한 대답 외에, 인쇄 및 제본 방식에 대한 질문을 먼저 한 적이 없었다. '소극적이어 보이는데 어떻게 사업을 확장했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필요했던 질문들에 대해서는 얼추 대답을 들었고, 그 외의 업체까지 찾아다니기엔 당시의 나는 제주에서 서울까지 비행기와 지하철로 이동한 피로에 절어있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계약을 하고 입금을 했다. (인쇄업의 경우 첫 거래는 전액 선입금이 원칙인 곳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대해서는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첫 거래를 시작한 후 일 이주 정도는 연락이 잘 되었다. 가제본도 꽤 빨리 나와 내지 편집도 편했고, 인쇄 감리 일정도 금방 잡혔다. 디지털 인쇄였던 굿즈(엽서북과 엽서)와 달리, 그림책은 옵셋 인쇄 방식이었다. 이 업체는 옵셋 인쇄기가 없었으므로 다른 인쇄소 업체에 외주를 맡기는 식으로 작업을 했다. 나는 협력업체에서 표지와 내지 감리를 보았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자잘한 문제가 생겼다. 대표와의 연락이 슬슬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양장의 경우 표지와 내지를 연결하는 색지인 '면지'가 꼭 필요한데, 대표는 면지 색상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해놓고 며칠이 넘도록 어떤 정보도 보내주지 않았다. 면지를 고르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면지 색상을 보고, 선택하고, 주문하면 10분 만에 끝나는 과정이다. 그런데 대표는 매번 '오늘 면지 정보를 보내주겠다'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은 뒤 어떤 연락도 주지 않았고, 몇 번이고 그 간단한 과정이 미뤄지자 제본일정이 슬슬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또 굿즈 제작은 2-3일이면 끝난다고 호언장담을 하며, 최종 납기일 일주일 전까지 시범용 굿즈도 제작하지 않았다. '시범용 굿즈를 확인해야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작업에 들어가지 않겠냐' 누누이 언질을 주었지만, 대표는 며칠이면 끝나는 문제이니 재촉하지 말라고, 계속해서 낙천적인 호언장담만 늘어놓았다. 그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납기일 5일 전까지도 대표는 아무것도 보내지 않았다. 결국 나는 현재까지 완성된 작업 외에 전액 환불을 요청했다. 계속 걸어도 받지 않던 전화가 3-4통 연속으로 왔다. 자기 아쉬울 때에만 연락이 잘되는 버릇은 그 뒤로도 몇 달이 지속됐다. 전화를 받은 대표는 병든 몸 상태와 과도한 업무 등 동정에 호소하는 전략을 취했다. 동정은 먹히지 않았지만, 조금만 참으면 결과물이 완성될지도 모른다는 기대 하나로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 뒤로도 대표는 지속적으로 연락이 끊겼고, 납기일에 맞춰 물건이 완벽히 준비되는 일은 없었다. 굿즈가 50매씩 덜 인쇄되거나, 엽서북 표지를 포장하지 않아 내가 직접 포장하는 등, 온갖 무례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표지 레이아웃이 틀어지는 문제가 터졌을 때, 대표는 어떤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2층 사무실에 처박혀 내가 지쳐 나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대로 넘어갈 수 없었으므로, 우리는 몇 번의 대화 끝에 그림책의 표지를 전량 갈아끼우기로 했다. 비용은 그쪽에서 부담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이 때문에 완성 기간이 2-3주 정도 더 미뤄졌다. 이미 신뢰를 상실할 대로 상실한 나는 미처 완성하지 못한 굿즈와 책을 완벽하게 준비해두라고 몇 번이고 엄포를 놓았다. 그런데 최종 납기일에 맞춰 서울에 올라갔을 때, 대표는 약속시간 1시간 전 문자 하나만 띡 하니 남겼다. '작가님 죄송한데 오늘 물량이 완성되지 않아 미팅이 어려워요'



 제주에서 서울로 비행기를 타고 올라오는 내 사정을 뻔히 알고 있는 와중에, 매우 무례한 통보였다. 나는 대표를 불러냈다. 그림책 외주를 맡긴 인쇄소와 제본소 정보를 얻어내 그 업체들에 연락을 했다. 놀랍게도 표지갈이 작업은 단 하나도 진행되지 않았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도 있었다. 인쇄소는 새로운 표지를 만들어 넘겼으나, 지금까지의 인쇄 작업에 대한 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고, 제본소는 표지는 받았지만 대표가 2주가 넘도록 면지를 보내주지 않아 작업을 하나도 시작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기간 동안 대표는 줄곧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으며, 납기일은 언제까지다, 하며 거짓말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납기일 미준수로 굿즈를 제외한 모든 금액의 환불을 요청했다. 대표는 다음 주까지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했고 당연하게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오늘 환불해주겠다, 이번주까지 환불해주겠다, 하며 상황을 모면하기를 몇 번, 2-3달 동안 대표로부터 들은 거짓말이 20번이 넘어갈 즈음, 나는 대표가 정신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이후로 나는 그 업체에 관해 정보를 수집하며, 추가 피해자를 막기 위해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그 업체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들로부터 쪽지나 전화로 연락이 왔다. 그 업체의 재정 상황이나, 내부 사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작년 말부터 재정난이 극심해져 직원들의 퇴사와 임금체불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하게 공지되어 있었다.



 대표가 계속해서 필요한 대화를 피했으므로, 약속을 잡고 해당 서점을 찾아가기도 했다. 직원으로부터 들은 상황은 가관이었다. 법인과 대표이사의 통장은 이미 압류되었고, 대표는 직원 차명 계좌를 제 것처럼 쓰고 있었다. 당장 들어오는 대금으로 급한 불을 끄기 급급했고, 문제가 생긴 건수에 대해서는 해결을 회피했다. 인쇄소와 제본소는 아직도 돈을 받지 못했다. 분명히 나는 제작에 필요한 모든 금액을 지불하였는데, 막상 작업을 한 사람과 업체는 대금을 받지 못한 우스운 상황이 펼쳐졌다. 그런데 정말 우스운 것은 대표의 정신상태였다.



 대표와 대화를 나눌수록 이상한 소름이 돋았다. 대표는 리플리 증후군의 전형적인 예처럼 보였다. 내가 뻔히 알고 있는 문제(가령 인쇄소나 제본소와 통화하여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 떠보면, 그는 정반대의 거짓말을 하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고, 가끔은 자기가 정말 억울하며 피해자이고 힘들다는 식으로 내게 '호소'했다. 마치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표를 호소하듯이. 어눌한 척 구는 그 말투까지 일종의 가면처럼 보였다. 문제는 그 사람이 자신을 '사기꾼'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아 어려워진 대표', '그럼에도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대표'라는 굳건한 믿음(자아도취와 망상)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때 깨달았다. 정말 무서운 사람은 그냥 나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나쁜 줄 모르고 스스로도 속고 있는 사람이구나. 정신병의 한 징조를 눈 앞에서 마주하며, 나는 한 사람의 추락과 사업의 몰락을 상연하는 생생한 영화를 관람하고 있었다. 대표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엄청났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한 사람의 몰락을 그렇게 생생하게 옆에서 구경하는 경험은, 내면에 엄청난 자극을 주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자극은 어쩌면 '작가로서의 창작활동'을 넘어 '출판사라는 사업'을 시작하게 된 내가 미리 알아서 나쁠 것 없는 사건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미래의 나', 사업을 하다가 중요한 것을 잊어 암초를 만났을지도 모를 미래의 나를 위해 이 경험을 이토록 생생히 기록해두려 한다. 그리고 어쩌면 이 경고는, 사업을 하거나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미친듯이 내달리고 있을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쇄소 대표로 대변되는 인간의 유형과 심리에 관한 분석 - 자아도취와 리플리 증후군

 이건 <해를 쫓는 아이들> 속 외눈 거인과 꼭 같은 심리이기도 한다. 그에 대한 해석은 <신화와 상징 해설서>의 외눈 거인, 갈라테이아 파트에 풀어보았다. 외눈 거인과 대표의 심리는 과도한 자아감, 즉 에고의 팽창으로 요약될 수 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에 빠진 사람은 다른 사람들 또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자신의 뛰어남을 입증해줄 만한 '활동과 성취'에 매몰되는데, 단적인 예가 대표의 '과도한 사업 확장 욕구'였다. 무리한 사업 확장의 결과, 대표는 자금난에 빠졌고 기존에 있던 직원들은 단체로 퇴사하였다. 무리하게 벌려놓은 사업 시스템은 그 때부터 삐그덕대기 시작했다. 인쇄, 책 판매, 영업, 정산 무엇 하나 '정직하고 꼼꼼하고 성실하게' 굴러가는 것 없이, 대표는 남아있는 직원 몇에게 효율적으로 일을 분배하거나 임금을 제대로 지불하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사업의 운영을 위해 필요한 돈을 충당할 방법이 고객들의 대금밖에 없었으므로, 들어오는 일들을 거의 전부 받곤 하였다.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일들은 거절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대표의 과도한 자기 확신은 '자신이 어느 정도로 책임질 수 있는지, 즉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방해했다.



 자신의 능력과 현재 상태에 대한 객관적 인식의 결핍. 이 결핍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현실부정'이다. 자신의 현재 상태나 회사가 망해가는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의 부재, 그럼에도 결국 자신은 이 위기를 훌륭하게 헤쳐갈 수 있을 거라는 자기세뇌(!). 이 자기 세뇌 또한 일종의 부정으로, 그의 자기세뇌는 마치 '시크릿 서적을 과도하게 신봉하는 사람들의 오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였다. 처음에는 그의 거짓말(언제까지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하고 환불해주지 않는 등)이 단순히 고객들의 분노를 일시적으로 가라앉히고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거짓말이 축적되어도, 매번 처음처럼 '왜 나를 믿어주지 못하냐?' 억울하게 호소하는 그 목소리의 톤을 듣고 있자니, '이 사람은 진짜로 억울해하고 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때 번뜩이는 직관 하나가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사실 인쇄소 선정 전후로 그 업체가 올려두었던 과거의 자료들을 분석하며, 그 속에 나오는 대표의 언행들을 꽤나 많이 관찰할 수 있었는데, 그의 입버릇 중 하나는 '걱정되지 않아요' 였다. 끝도 없이 아이디어를 내며 일을 벌리는 대표를 향해 주변 직원들은 놀라움과 걱정의 눈빛을 보냈다. 그들은 대표의 에너지와 사업능력을 존경했고, 그렇게 벌려진 일을 결국에는 자신들도 함께 수습해야 했으므로 걱정했다. 주변의 몇몇은 그 걱정을 실제로도 입 밖에 내었는데, 그 때마다 대표는 '이상하게 저는 진짜 걱정이 하나도 안돼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걱정을 좀 해야 했다! '걱정되지 않아요'하는 일종의 자기 세뇌와 과도하게 낙관적인 발언은 일종의 인지오류의 산물이다. 무리하게 일을 벌렸으면, 그에 따른 위험부담이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사업을 잘 하려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고민들을 꼭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낙관은,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위험한 것들이 사라졌다고 믿는 타조와 꼭 같은 낙관이다. 유감스럽게 이 대표의 사고 회로는 타조랑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그렇게 낙관한 결과가 현재 파산 직전의 기업 상황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대표는 '오늘 환불 돼요!'라고 믿고 그대로 말하면 마치 온 우주가 자신을 도울 것이고(...), 오늘 자신이 이 고객에게 환불해주는 상황을 강렬하게 심상화하면 그것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있었다. 이러한 망상. 불쌍한 인지오류. 현실부정과 도피. 그로 인한 심리적 징후들... 정말로 유감스럽게도, 그의 인식이 이렇게 굳어진 이유 중 하나는, 그의 믿음을 강화해줄 만한 상황과 사건들도 꽤 있었다는 데에 있다. 실제로 자금난이 터지기 전 그 업체는 꽤나 잘 굴러갔고, 사업을 도우려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다. 피해를 본 고객들을 제외하고 몇몇 고객들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받았다. 이 어중간한 잘 풀림 속에서 그에게 결국 지금의 시련은, '위대하고 성공한 사업가들이 언제 한 번은 꼭 겪고야 마는 극심한 사업의 위기'였다. 그리고 나와 같이 피해를 호소하는 고객은 '자신을 이상할 정도로 오해하고 있는 피해망상증 환자들'이었다. 병실 위에 누운 그의 머릿속에서는 아마도 자신의 위대한 자서전에서 가장 극적일지도 모를 장면들이 적히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그 속에서 아마 우리는 악역 혹은 그가 고난을 극복해서 더 훌륭한 사업가가 되도록 돕는 조연일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정리되자 나는 오히려 냉철해졌다. 왜냐하면, 그가 겪은 이러한 현실부정이나 자아도취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정말 '모든 사람'에게 내재해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러한 망상과 비현실적인 기대, 낙관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유형의 인간과 이렇게 얽힐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분석이 끝난 이 사람의 심리를 바탕으로 내 심리를 치밀하게 탐색하기 시작했다. 내 안에는 어떤 자아도취가 있고, 어떤 망상이 있으며, 어떤 비현실적인 인식과 기대가 있을까? 그것은 이 사람과 얼마나 닮고 얼마나 다를까? 피터팬 증후군에 빠진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카로스가 너무 높이 날아 추락하고 말듯이, 내가 나의 심리를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나의 현 상황에 대한 치열한 고찰과 객관화가 없다면, 결국 나는 예견된 추락이나 침몰을 향해 나아갈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내가 미래에 겪을지도 모를 실수와 상황을 이 사람을 통해 미리 간접체험한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 지경이 되었을 때의 나는, 이 사람처럼 '자기세뇌에 나 스스로도 속고 있는 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 지경이 되기 전, 삶이 내게 보내준 경고를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매순간 스스로에게 정직하기 위해 두 어달의 사건과 고찰을 여기에 고스란히 기술해둔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을 훨씬 자세히 적어둔 책 한 권의 제목도 적어둔다. 바로 라이언 홀리데이의 <에고라는 적>이다.










한 사람의 추락을 옆에서 생생히 지켜보는 
경험과 배움의 값어치




* 인쇄소 업체에 대한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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