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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문화와 향기

by 김삶

이불에서 뒤척이다가 겨우 마음을 먹고 백지 앞에 섰다. 아침 루틴이 많이 흐트러졌다. 하나씩 회복해야겠다. 계속 죽음을 떠올린다. 더 잘 살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회피하고 싶은 수단이기도 하다. 태어난 이상 한껏 살다가 가야 한다. 하나씩 하나씩 내게 주어진 일에 집중하면서 커다란 방향을 놓치지 말자. 이번 추석연휴에는 마음이 괴로워서 그런지 꿈에서 불안한 나를 마주했다. 계속 다짐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늘은 꿈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스타벅스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쓴다.


나는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사람이다. 누구도 그렇겠지만 모두 그런 생각을 품고 사는 것은 아닐 테다. 내가 갖고 있는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말자. 김삶만의 삶을 살아보자.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처럼 나만이 살 수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김삶을 일깨우자. 나는 할 수 있다. 내게는 그만한 잠재력이 있다. 잠재력을 일깨우는 방법은 꾸준히 써나가는 것이다. 무엇이든 쓰자. 꾸준히 쓰자. 책으로 내고 못 내고는 나중에 생각하고 정해진 분량을 아침일기로 쓰자. 김삶의 아침일기를 계속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믿자.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반복하는 타이탄의 5가지 습관을 기억하자. 이불정리, 아침일기, 차마시기, 동작반복, 명상. 이 중 세 가지만 해도 성공적이라고 했다. 커피를 마시면서 아침일기를 쓰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자.


회사생활을 계속 하면서 놓지 말아야 할 장기목표에 대해서 꿈꿨다. 나는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장을 목표로 하겠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으로서 나는 언제나 최고가 된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겠다. 이란에 있을 때 윗집 아주머니가 톱매니저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흘리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조직 생활을 하는 입장에서는 사장을 목표로 달려가겠다. 사장으로 가는 과정이다. 이 곳에서 나의 하루하루가 가질 의미를 잊지 말자. 목적지를 정해놓고 달려가는 길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20년 안에 사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품자. 그래야 나만의 비전을 가질 수 있다.

버클리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내려다 본다. 실리콘밸리에는 정신이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문화가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향기가 있다. 정신과 문화와 향기를 담아 가겠다. (촬영: 김삶)

시원하게 눈물이라도 쏟고 싶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답답하게 하는가. 답은 나에게 있다. 나 스스로 나를 답답하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자. 모든 일은 정신에 달려있다. 정신력이 중요하다. 내 탐구대상도 그래서 실리콘밸리의 ‘기업가정신’ 아니던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무엇인가를 해나가면서 정신과 문화와 향기를 회복해 나가자.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환경을 조절해야 한다. 대학생 시절,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외국에서 살 수 있는 삶을 꿈꿨다. 나는 내 꿈을 이뤄가고 있다. 더 이상 나만 생각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아내가 있고 딸과 아들이 있다. 적어도 실리콘밸리 생활은 꽉 채우고 돌아가야 한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테다. 마음만 제대로 먹을 수 있다면 말이다. 꾸준하게 일관되게 하자. 계속 쓰자. 나는 쓰는 사람이다. 내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답답해도 계속 써나가는 것 말고는 없다. 나는 걷는다. 나는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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