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마감하며 쓴다. 내일은 쉰다. 이틀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번 주는 월, 수, 금 3일 일기를 썼다. 성과도 있었다. 진전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브런치 공모전을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우선 지금까지 쓴 글을 하루에 하나씩 브런치에 올려야겠다. 열 편은 넘는다. 회사를 통해 쓴 글은 네 편이다. 한겨레 이코노미인사이트에 두 편을 기고했다. KDI 나라경제 한 편이 있고 이코노미인사이트도 있다. 미주한국일보에 실린 글도 11편을 합치면 모두 15편 정도 글이 된다. 이 중에서 열 편을 추려서 브런치북으로 응모할 생각이다. 아침에 걸어오는 길에 제목을 다시 생각했다. <벌레의 눈으로 본 실리콘밸리>로 잡고 있었는데 정신을 언급하고 싶다. <실리콘밸리, 정신이 있니?>는 어떨까.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 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글을 한데 모으는 작업이 될 것이다. 조금씩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앞으로 나가자.
원고가 실리기로 한 날인데 빠졌다. 편집국의 실수라고 했다. 다음주에 실린다. 아일랜드에서 신문을 보겠구나. 괜찮다. 어제 쓰지 못한 일기를 이어서 쓴다. 83쪽째다. 어제는 그동안 쓴 일기를 쭉 읽었다. 4월 16일에 가족이 왔다. 처져 있다가 가족을 만나면서 반등의 계기를 찾았다. 5개월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일랜드와 영국 여행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것이다. 근원적 고독에 대한 나만의 돌파구를 찾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짐의 삶이 계속되고 있다. 다짐이 많은 삶이 좋은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다짐이 많은 삶에 대해서도 쓰려고 했는데 아직 기회를 잡지 못했다. 조만간 쓸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고요한 순간을 잡아야 한다. 토요일 아침 스타벅스는 시끌벅적하다. 번잡한 환경에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어제는 15년도 더 된 내 노트를 살폈다. 나는 그때도 수많은 문장을 수집하고 있었다. 그 문장이 내 기억 어딘가에 남아있나 보다. 문장과 표현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하려고 한다. 그것이 내 존재를 일깨우는 수단이 될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진부한 말을 써서라도 이제는 좁혀나가야 할 시점이다. 후배가 보내준 포스트처럼 필요하다면 선택적 무능도 사용하겠다. 전략적 무능일 고집할 수도 있다. 하지만 훈련된 무능에는 저항하겠다. 공공기관과 공공영역이 얼마나 무능에 특화되어 있는지 내부자로서 매일 느끼고 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고길곤 교수는 ‘훈련된 무능에 단련된’ 공공기관이라는 표현을 썼다. 한 명의 개체로서라도 훈련된 무능에 저항해야겠다고 다짐한다. 내 삶에서 말이다.
그저그런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 있다. 유재하가 말했던가. “귀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이라고. 그저그런 사람은 노력해도 소용이 없다. 흘려보내는 것이다. 빈수레 선생과 대화를 하면 늘 공허하고 혼란스럽다. 이제 나도 그저그런 사람을 대하는 방법에 익숙해져야 할 시점이다. 적어도 지난번보다는 낫다고 내 마음을 평가한다. 일기가 거의 13만자가 되었다. 원고를 올리고 나면 아침일기를 브런치에 공개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