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며 생각한다

by 김삶
오랜만에 마주친 아침이다. 기운을 되살리기 위해 나왔다. 좋다. 문제 없다. 가는 것이다. 출판사를 접촉했다. 곧 답이 올 것이다. 일을 하자. 실체로 돈을 벌자. (촬영: 김삶)

누가 찾아줄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안다. 중요한 것은 움직이면서 생각하는 것이다. 2월 한 달 동안 너무 움츠러들었다. 날개를 활짝 펴야 한다. 계기는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 내가 만들어야 한다. 어제 음식남녀를 생각하면서 방황했다. 그걸로 됐다. 할 만한 방황이었다. 1년도 더 된 시점에서 나는 다시 Let bygones be bygones를 떠올렸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내버려두자. 이제 앞만 보며 달리겠다. 멈추지 않고 아침 루틴을 만들어 나가겠다. 멈추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앞만 보며 달리라고 했던가. 나의 길을 가라고 했던가. 나의 길을 가겠다. 나만의 길을 만들어 보겠다. 내가 가는 길이 전부다. 나는 묵묵하게 나의 길을 가겠다. 다시, 중요한 것은 움직이면서 생각하는 것이다.


밀린 아침외국어 수업 세 개를 연달아서 했다. 고미숙 선생은 낭송의 힘을 말했다. 잠들었던 나의 아침을 깨우려 한다. 아침의 힘으로 하루를 살아내려고 한다. 움직이면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금 일깨운다. 걸으며 생각하는 것 말이다. 어제는 내가 너무 관념에 빠져 있다고 생각했다. 김훈의 문장을 옮긴다. “삶에 의미가 있는가? 라는 질문은 무겁고 무섭지만, 게으른 자들이 억지로 만들어낸 의문문이라는 혐의가 짙다.” 명심하자. 삶의 의미를 누워서 관념적으로만 생각하지 말자. 걸으면서, 쓰면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아침일기는 어쩌면 계속 해야만 하는 나의 의식일는지 모른다. 남은 시간과 지나온 시간을 자꾸 떠올리지 말자. 지금, 여기를 살아보자. 순간이 전부다. 순간을 놓치면 전체를 잃는다고 했다. 매일 지속되는 나의 삶에서 잃은 리듬을 찾겠다. 다시 해보겠다.


강건함을 가지고 묵묵히 나아가자. 나아가는 것만이 나를 새롭게 한다. 어제 나는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했다. 이발을 했다. 도넛을 샀다. 어쩌면 나는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회피하기 위해 핑계를 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관념에 빠지지 않겠다. 실체적 진실, 진실의 실체를 찾기 위해 일하고 땀을 흘리겠다. 의자 만드는 일을 숭고하게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대선배가 말했듯이 나는 미국생활을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무엇이 성공인지는 내가 정의한다. 오늘도 나는 성공하고 있다. 게으름을 선택하려는 나와 대결해서 이겼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정말 오랜만에 새벽에 스타벅스에 왔다. 직원들이 나를 반겨줬다. 너무 큰 욕심을 내지 말고 아침 6시 문여는 시간에 맞춰서 스타벅스에 오자. 대선배님이 내게 말했다. “모든 일을 너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시기 바랍니다.” 여유를 갖자.


새벽길에 사진을 한 장씩 찍겠다. 지금까지는 지나간 일기를 브런치에 올렸다. 이제부터는 당일에 쓴 글을 올리겠다. 오늘 아침일기와 오늘 찍은 아침사진. 머리는 복잡한 것 같지만 이것 역시 관념이다. 내게는 단순한 세상이 내 앞에 펼쳐져 있다. 걷고 쓰고 생각하는 행위만이 나를 단순하게 만든다. 단순함은 지금, 여기 내 앞에 펼쳐진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것만이 내 삶이다. 나는 이제 관념에서 빠져나온다. 새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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