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독립선언

by 김삶
어제와 같은 지점에서 찍었다. 어제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새로운 공기가 있다. 새로운 시공간을 자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면의 독립을 선언한다. 빛을 찾을 것이다. (촬영: 김삶)

333일이 남았다. 방금 전화기를 봤다. 333이라는 숫자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11개월 남은 것이다. 얼마 안 남았다. 잘 살아냈다. 나를 위로하고 싶다.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아니 있지만 잘 헤쳐나가고 있다. 오늘은 비행기를 탈 것이다. 생각해 보니 작년 9월에도 그랬다. 대단히 어려운 시기였지만 아일랜드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용기를 얻었다. 나 자신에게 동기를 부어넣었다. 이번에도 끝까지 고민했지만 가기로 결정했다. 가서 걷고 걷고 걷고 또 걸을 것이다. 3월이 된 시점에서 돌파구를 찾겠다. 어렵다고 불평만 하고 있지 않겠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삶을 오늘도 살아낼 것이다. 할 수 있다.


투고한 출판사 대표에게 답장을 받았다. 어느 정도는 기대를 해볼 법하다. 괜히 마음이 힘겨운 상황에서도 시도하고 접점을 만들었다. 이게 나의 정신일 것이다. 매일 써가는 일기가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커피를 마시면서 뭔가 쓰려고 한다. 나를 깨우려고 한다. 아침에 하는 운동과 같은 일이다. 운동과 비슷한 생각 근육의 작용이다. 궤도를 이탈했던 나의 마음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고 있다. 어쩌면 내게는 이미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초심자 정신을 유지하겠다. 이게 나다. 나답게 해나가겠다. 나답게 산다는 것이 나를 이루는 길이다.


북저널리즘에 보낸 원고가 좋은 반응을 얻었으면 좋겠다. 하나의 방점을 찍고 나간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3월에 쓸 원고도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내게 주어진 일을 담대하게 하나씩 해나가겠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갈 테고 나는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다. 마흔이 된다는 것은 내게 커다란 의미다. 30대 초반을 이란에서 보냈고 30대 후반을 미국에서 보낸다. 두 개의 이질적인 세계가 내 안에 있다. 그렇기에 더욱 커다란 모순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제 다짐했듯이 관념적으로만 살지는 않겠다. 움직이면서 한껏 맞닥뜨리겠다. 오늘과 내일 나는 움직일 것이다.


3월 1일은 독립을 선언한 날이다. 이 날이 내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나도 머뭇거리지 않고 내 삶의 독립을 선언하겠다. 그게 8월 15일이 되어 해방까지 이어지면 더욱 좋겠다. 지금 나는 이 시기를 견뎌야 한다. 버텨야 한다.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딱 5개월이다. 5개월이 지나면 나는 산술적으로 해방을 맞이한다. 이 5개월을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뚫고 나가겠다. 내면의 독립을 선언하겠다. 이란에 있을 때도 두바이에 가서 내면의 선포를 하고 돌아왔다. 지난해 더블린도 그랬다. 올해 나는 3월 1일을 기점으로 독립을 선언한다. 내일이 그만큼 내게 의미가 있는 날이 될 것이다. 먹먹한 마음도 있다.


꾸준함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꾸준함이 있어야 다름이 가치가 있다. 꾸준함이 있어야 아름다움도 의미가 있다. 꾸준함이 있어야 내러티브를 만들 수 있다. 아침의 생각 운동을 거르지 말고 지속해 나가자. 내면의 독립선언에서 해방까지 꾸준하게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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