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은 애잔한 곳

by 김삶

일주일에 6편은 쓰기로 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다. 새벽에 손흥민을 보느라 잠을 설쳤다. 어제 애들 친구의 부모님과 저녁시간을 보내느라 술에 취했다. 주말 중 하루는 술에 어느 정도 의지할 수밖에 없다. 주말이 주는 해방감이기도 할 것이다. 늦잠을 자면 좋으련만 새벽 2시쯤 깨서 쉽사리 잠들 수 없었다. 누워서 잠을 청했지만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 <실용식당> 최신편을 틀어놓고 4시가 될 때까지 자려고 했다. 토트넘과 번리의 전반전은 반쯤 잠에 취해서 봤다. 후반전은 거실로 내려가 집중해서 봤다. 손흥민은 두 번 결정적 찬스를 맞았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터뜨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한국시간으로 다음주 일요일 밤 12시에 노리치시티와 경기가 있다. 인천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사랑하는 후배와 볼 수 있겠다. 쿠폰을 써서 스위트룸으로 승급도 했다. 재밌게 시간을 보낼 것이다. 기대된다. 한국에 간 김에 케이리그 경기도 하나 보고 올 계획이다. 일요일 저녁 7시에 종합운동장에서 강원과 수원이 게임을 한다. 얼마만의 직관인가.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잘 준비해서 가자.

강릉은 애잔한 곳이다. 애처로운 곳이다. 애틋한 곳이다. 나는 강릉에서 나고 자랐다. 서울, 노팅엄, 테헤란에서 강릉을 떠올렸다. 산타클라라에서도 강릉을 생각한다. (촬영: 김삶)

강릉은 내게 애잔한 곳이다. 강릉은 나의 고향이다.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지역이다. 예전 동료 누구는 시의원에 출마했다. 예전 동료 누구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김삶은 이란을 거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고 있다. 회사를 옮긴 때가 벌써 13년 전이구나. 시간이 많이 흘렀다. 오랜 시간은 내가 강릉을 보다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도왔다. 과거는 지나갔다. 큰 위기를 잘 넘기고 나는 지금 회사로 왔다. 지금 회사는 10년이 지나면서 내가 애정하는 곳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선을 다하려 한다. 내가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극대화하려 한다.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아나운서는 말하는 이다. 기자는 적는 이다. 그럼 나는 뭔가? 난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이다. 기자이자 아나운서로서 꾸준히 말하고 쓰겠다.


존재의 수준기로 쓰기를 활용하겠다는 나의 다짐은 유효하다. 어제 술을 먹었고 잠도 부족한 지금이다. 그래도 쓴다. 쓰면서 내 존재를 확인한다. 커피를 마시고 물을 마신다. 화장실도 다녀왔다. 미주한국일보에 보낼 원고를 오늘 꼭 마무리해야 한다. 오후에 있는 실제 축구에서도 최상의 활약을 펼칠 것이다. 한국에 갈 채비를 하기 시작해야 한다. 우선 여행가방부터 정해야겠다. 눈에 안약을 넣고 싶지만 찾을 수 없다. 어제 사무실에서 핸드크림과 함께 챙긴 것으로 기억하지만 빠뜨렸나 보다. 아침일기를 마무리하고 사무실에 가겠다. 사무실에서 씻고 안약과 핸드크림을 챙기겠다. 차를 가지고 오겠다. 코스트코에 들러 타이어에 바람도 넣겠다. 오전에는 딸아들과 집 옆 놀이공원을 갈 것이다. 2시간 동안 집중해서 놀이기구를 타고 오겠다. 축구가 끝나고 사무실로 바로 가서 원고 작업을 해야할지 모른다. 컨디션을 보면 왠지 그렇게 될 것 같다. 한국시간에 맞춰서 미주한국일보 칼럼도 게시판에 올려야 한다. 일요일에도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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