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쉬움에 대해서 쓴다. 어제는 미주한국일보 원고를 아침에 마무리하느라 일기를 쓰지 못했다. 오늘도 한국출장 자료를 만드느라 시간을 내지 못할 줄 알았으나 일찍 나와서 오전 4시가 되기 전부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집에서 나왔는데 차의 왼쪽 문이 열려 있었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얼었다. 다행히 누군가가 가져간 물건은 없다. 어제 오후는 잠이 부족해서 그런지 비몽사몽 보냈다. 스탠퍼드대학이 있는 팔로알토까지 짧지 않은 길을 운전했다. 18시에 문을 닫는 학생 상점에 가느라 무리했다. 10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 맘에 드는 물품이 없었지만 부탁을 받았기에 하릴없이 티셔츠와 모자를 하나씩 골랐다. 마지막 질문에 엉뚱한 답을 해서 아쉬웠다. “여기 학생이냐?”고 점원이 묻는 질문에 “지난번에 왔는데 회원 등록을 해서 할인받았어.”라고 말하며 중언부언했다. 스탠퍼드대학이 주는 이름에 압도됐을 수도 있고 잠이 부족해서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집에 와서 저녁을 굶어야 했는데 결국 삼겹살을 먹었다. 속이 더부룩하다. 후회된다. 역시 아쉽다. 체중 조절의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순간이었다. 다이어트의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가볍게 맥주 한잔을 마시고 잠에 빠지면 좋았을 테다. 기네스를 마시려고 했으니 가볍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거운 흑맥주 한 잔을 하고 자려 했다. 하지만 괜히 던진 한 마디에 저녁을 먹은 후 바로 잠을 잤다. 새벽에 깨서 배가 찬 느낌이 영 찜찜했다. 누구를 탓하랴. 모두 내가 만든 환경이자 상황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여기에서 만회하려고 노력하자. 어찌 됐든 오늘은 일찍 눈을 떴다. 2시 반쯤 깼다. 베이 지역에서 가장 빨리 문을 여는 스타벅스를 찾아 차를 몰고 왔다. 영수증에 찍힌 커피 주문시각은 오전 3시 43분이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이번 금요일 저녁 비행기를 타려면 그 전에 많은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시간을 아껴서 마감하겠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반드시 해낼 것이다.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이 생각보다 반응이 약하다. 보통 250회 내외는 되는데 그 절반이다. 올릴까 말까 고민한 <여생의 첫날>이 가장 큰 호응을 얻었다. 대중의 반향을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내용을 꾸준하게 글로 써나가는 일이다. 어제 원고에도 썼듯이 글쓰기를 존재의 수준기로 활용하는 것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가겠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다. 내 글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켜보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성공의 기준을 내가 규정해서 내 방식으로 성공하겠다. 나는 내가 정의한 성공의 길로 가고 있다. 한 선배가 비전 공모전에 응모해달라고 메일을 보냈다. 안 그래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이디어를 가다듬는다. 떠올려본 슬로건은 “우리 국민을 위합니다, 세계시장을 넓힙니다, 기업의 가치를 높입니다.” 정도다.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초안이 나왔다. 이대로 갈는지 조금 더 고민해볼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결정될 것이다. 사내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내는 순간 내 손을 떠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