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운더'를 통해본 레이 크록의 이야기
파운더(The Founder, 2016)
존 리 행콕 감독, 마이클 키튼, 닉 오퍼맨 출연
오늘날의 맥도날드 왕국을 세운 사람, 파운더는 누구일까?
왜 세계 최초로 패스트푸드 시스템을 개발한 맥도널드 형제가 아닌 레이 크록이 맥도널드 왕국의 Founder로 불리게 됐을까? 한낱 밀크 셰이크 기계를 판매하던 레이 크록이 어떻게 햄버거 프랜차이즈 왕국을 건설할 수 있었을까? 이 영화는 이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준다.
레이 크록은 창업을 시작하기엔 매우 늦은 나이인 52세에 맥도날드 사업을 시작했다. 햄버거 패스트푸드 시스템의 사업화 가능성을 알고 여기에 몰빵을 했다. 그리고 자신의 무기인 끈질기게, 때론 무자비하게 추진하여 성공했다.
맥도날드 형제는 직접 레스토랑을 운영하는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으나 이러한 시스템을 사업화하는 데는 서툴렀다. 결국 모든 공은 레이 크록이 차지했다. 세 가지 포인트는 이렇다.
첫째, 밀크 셰이크 기계를 6대나 주문한 가게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한대 팔기도 어려웠는데 6대나 주문하다니, 얼마나 장사가 잘 되면 그럴 수 있을까? 궁금하면 직접 찾아가서 확인해야 한다. 레이 크록은 캘리포니아 샌버디노에 있는 맥도날드 레스토랑에 가서 패스트푸드 시스템을 보고 감탄한다. 그리고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맥도날드 형제에게 프랜차이즈 계약을 제안했지만 처음엔 거절당했다. 그들은 5개 정도 지점을 냈지만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포기했다고 말한다. 레이 크록은 우수한 사람을 채용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설득해서 프랜차이즈 계약을 성사시켰다.
둘째, 수익의 원천은 "햄버거 사업이 아니라 부동산 사업"
레이 크록은 "나는 햄버거 사업이 아니라 부동산 사업을 한다(I'm not in the hamburger business. My business is real estate)"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한국의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부와는 달리 맥도날드 본사는 가맹점에 식자재와 부자재를 공급하고 여기서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 규격과 품질을 규정하고 공급처에서 직거래를 하도록 했다. 브랜드 로열티만 받았는데 이것만 받아서는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 초기에 재무적인 곤란을 많이 겪었다.
부동산 회사를 설립하고 나서야 재무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 부동산을 임대해서 가맹점에 재임대를 주고 임대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의 원천을 찾았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준 사람은 해리 소너본이다. 맥도널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성공했다.
셋째, 맥도널드 형제의 패스트푸드 시스템을 모방해서 창업한 사람들이 대부분 실패했다.
그것은 맥도널드라는 이름이 주는 힘, 바로 브랜드 네임 때문이다.
영화에서도 계약을 체결한 후 모리스 맥도날드가 레이 크록에게 "전체 시스템과 모든 비밀을 다 보여줬는데 왜 아이디어를 훔쳐서 사업하지 않았나?"라고 묻는다. 그러자 레이 크록은 이렇게 말한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아니고 이름이야, 맥도날드라는 영광스럼 이름"이라며 "레이 햄버거라고 하면 누가 오겠느냐? 맥도널드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맥도날드 형제가 권리를 레이 크록에게 판매한 후 그 자리에서 '빅 엠'이라고 상호를 바꿔서 영업했으나 얼마 가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레이 크록이 바로 앞에다 맥도널드 매장을 냈기 때문이다. 원조 햄버거 식당였으나 '맥도널드'아닌 '빅 엠'으로는 당해낼 수가 없었다.
레이 크록은 성공의 중요한 조건 2가지를 적시적소와 구체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밀크 셰이크 기계 주문이 6대가 들어왔는데 상품만 보내버렸다면 오늘날의 맥도날드 왕국은 없었을 수도 있다. 직접 방문했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가 발견할 수 있었다. 기회를 발견하고 끈질긴 설득과 과감한 추진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점에서는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와 비슷하다. 하워드 슐츠는 커피 드립 기계를 판매하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시애틀에 있는 조그만 회사가 드립식 커피 기계를 대량으로 주문하자 이 회사를 직접 찾아갔다. 바로 스타벅스라는 회사였다. 이곳에서 커피의 신비를 경험한 하워드 슐츠는 1년간의 노력 끝에 스타 벅스로 이직하게 되고 새로운 역사를 이루게 된다. 두 사람 다 최초의 설립자가 아니면서도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제국의 파운더가 됐다.
레이 크록이 강조한 것은 '끈기 persistence'였다."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다"라고 즐겨 말했다.
그의 사무실에 이런 내용의 글귀가 걸려있었다.
명심하라. 이 세상 그 무엇도 끈기를 대신할 수 없다.
재능을 타고나도 소용없다.
재능이 있음에도 실패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능력이 뛰어나도 소용없다.
능력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속담이 될 정도로 흔한 일이다.
교육을 받아도 소용없다.
이미 세상은 교육받은 낙오자들로 가득하다.
오직 끈기와 의지가 있어야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는 법이다.
다음은 레이 크록이 했던 말이다.
“사람들은 내가 52세가 되어서야 맥도날드를 시작해 하루아침에 성공을 거두었다는데 놀라움을 표한다. 하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재능을 갈고닦다가 좋은 기회를 잡았다. 그 아침을 맞이하기까지 30년이라는 길고도 긴 밤을 지냈다.”
“내가 맥도날드를 세계 최대 최고의 식당으로 발전시킨 아이디어로 가득 찰 때, 맥도날드 형제는 더 이상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았다”
"맥도날드는 사람이 하는 사업이다. 계산대에서 주문받는 종업원의 얼굴에 비치는 밝은 미소는 맥도날드 이미지의 생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