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글동글연이 Mar 12. 2017

동네 여행

익숙하고도 낯선





동네를 걸었다.
어릴 적부터 자라온 동네라

특별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나에게 우리 동네는 무채색과 같았다.


눈길을 주는 듯 마는 듯 앞만 보며 걷고 있는데,
누군가 조심스럽게 어깨를 두드렸다.
흔하지 않은 일이라,

화들짝 놀라며 돌아보니 여행객이었다.


그 여행객은 가보고 싶은 곳을 여러군데

표시해놓은 지도를 들이밀며 길을 물었다.

나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동네라

어려움 없이 설명을 해주었더니,

고맙다며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다.


'찰칵'


순식간에 플래시는 터졌고
여행객은 짧은 인사와 함께 다시 떠났다.

갑자기 터진 플래시 때문에 남은 잔상일까,
괜히 무채색이던 동네에 알록달록 색깔이 입혀졌다.  


너무 익숙한 이 공간이 오늘은 조금 달라 보였다.




+

늘 낯선 동네를 찾아다니기 바빴던 지난 여행과

오늘의 사소한 하루가 괜히 닮아있다.







 © 2017. 동글동글 연이 All Rights Reserved.

매거진의 이전글 동경의 여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