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나의 거리 좁히기
송길영X송은이 대담: 진짜 무서운 건 AI가 아니라 "이것"이 없는 사람이다
“몰입은 기억을 만든다. 그리고 기억은 나를 만든다.”
로버트 스테빈스(Robert Stebbins)는 여가를 단순한 쉼이나 소모가 아니라,
‘기량과 정체성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정의했다.
그가 말한 ‘진지한 여가(Serious Leisure)’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지속적인 몰입
기술의 축적
공동체 또는 네트워크의 형성
삶의 일부로 흡수되는 일상의 재구성
이 개념은 취미와 예술 사이의 간극을 없앤다.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일,
혹은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행위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을 예술로 훈련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했던 순간”
그런 경험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예술의 언저리에 있었다.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이를 ‘플로우(flow)’ 상태라 불렀다.
몰입은 우리의 자율성과 효능감을 강화시킨다.
예술은 그 몰입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림을 그리며, 시를 쓰며, 춤을 추며 우리는
시간의 흐름이 아닌, 감정의 층위를 기억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기억은 “나도 그런 사람이었다”는
정체성의 기반이 된다.
“신발을 선물 받았다. 내 발이 짝발인가?
… 그래도 불편하다. 명품이라는데 왜 이럴까?
… 그냥 신자. 지금은 제일 편한 나의 동반자.”
― 송용희, 「결혼」
평생을 주부로 살아오다 시를 쓰기 시작한 그녀는
뒤늦게 대학에 진학했고,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예술은 정년이 없다.
언제든 시작할 수 있고,
그 순간부터 우리는 다시 ‘몰입하는 존재’가 된다.
나는 지금 어떤 활동에 ‘몰입’하고 있는가? 그 몰입은 나의 정체성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나에게 예술은 여가인가, 노동인가, 혹은 삶을 훈련하는 방식인가?
내가 기억하는 가장 강렬한 몰입의 경험은 무엇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