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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자세를 알려다오

by 달빛타기

명상이 고대의 ‘요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 정설이므로 그 취하는 자세는 다양하고 그 종류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명상에서 말하는 대표적인 자세는 네 가지 정도로 구분하며, 행주좌와(行住坐臥)가 그것이다. 즉, 걸으면서(行), 서서(住), 앉아서(坐), 누워서(臥) 하는 명상을 말한다.

앉아서 하는 것은 ‘좌선(坐禪)’이라 하고, 서서 하는 것은 ‘입선(立禪)’이라 하고, 누워서 하는 것은 ‘와선(臥禪)’이라 한다. 걸으면서, 또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하는 것은 ‘행선(行禪)’ 또는 ‘경행(經行)’이라고 한다.




<좌선 명상하는 방법>

좌선 명상은 명상 자세의 가장 대표적인 자세이다.


명상이미지.JPG 좌선


◆ 명상하려면 명상 장소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번잡하지 않은 한적한 장소를 택한다.

◆ 차림새는 가능한 품이 헐렁한 옷을 입고 허리띠 등도 느슨하게 한다.

◆ 반가부좌(半跏趺坐)를 한다. (결가부좌(結跏趺坐)가 편한 사람은 이 자세로 한다. 결가부좌는 반가부좌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집중을 얻을 수 있지만, 자세를 취하기가 힘들어 많이 아프고 불편하다. 특히, 우리나라 체형에서 결가부좌는 어려우므로 반가부좌로 한다) 반가부좌는 양반 자세로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 위에 얹어 앉는 자세이다. 가부좌는 명상에 최적의 자세이므로 이 자세를 추천한다. 신체를 정렬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준다. 가부좌가 힘든 사람은 가장 이완하기 편한 자세로 해도 무방하다.

◆ 척추는 수직으로 곧추세운다. 척추를 바로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척추를 곧게 세워야 오래 집중할 수 있고 신체의 틀어짐을 예방한다. 마음의 흐트러짐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 턱을 약간 안으로 당기는 기분으로 머리꼭지를 하늘로 향하게 하고 코끝과 배꼽이 수직을 이루게 한다.

◆ 아랫니 윗니가 자연스럽게 맞물리도록 한다.

◆ 혀를 위로 말아서 혀의 아래 바닥이 입천장에 자연스럽게 붙도록 한다.

◆ 눈은 감는다. (반개(半開)의 경우도 있음, 반개(半開) 시 시력을 싣지 않고 멍한 느낌으로 한다.)

◆ 불교식 명상에서의 손은 무릎 위로 몸 가깝도록 손바닥을 위로 하여 포개고 엄지손가락이 몸 한가운데서 위로 원형을 이루어 끝이 맞닿게 한다. 굳이 불교식이 아니라면, 손은 가장 편한 자세로 무릎 위에 얹어놓아도 된다.

◆ 몸의 어느 부분도 긴장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하여 힘이 쏠린 데 없이 몸 전체를 이완하여 편안하게 한다.

◆ 의식을 안정시키는 곳은 보통 양미간 사이, 코끝, 배꼽 또는 하단전의 세 곳에 각자 편한 데로 취한다.

◆ 호흡은 항상 자연스럽게 하며 억지로 길고 가늘게 하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 명상은 호흡을 길게 하는 훈련이 아니다. 들숨과 날숨을 고요하게 하고, 그 호흡을 관찰하여 의식을 한곳으로 모으는 것이다.

◆ 이와 같은 자세로 단체로 할 때는 10분, 20분, 40분, 1시간, 2시간 등 시간을 정해놓고 한다. 개인적으로 할 때는 집중도에 따라 시간의 구애 없이 하면 될 것이다. 경험상 1시간 좌선 시, 20분 경행(행선)을 하는 것이 좋다.

◆ 위에 열거한 것은 명상의 기본자세다. 이 명상 자세는 널리 알려진 표준 자세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사실 중요한 것은 명상의 자세가 아니다. 이제부터 중요하다. 자세를 취한 후 어떤 의식을 가지고 집중하느냐에 따라 수천 가지 명상법으로 나뉘는 걸로 봐서도 그렇다. 전통적으로는 불교 명상법인 사마타 명상법, 위파사나 명상법, 사띠 명상법이 있고, 중국에서 달마대사 이후에 만들어진 조사선, 묵조선, 간화선 등도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명상에다가 특별한 공부법을 첨가하여 자비명상, 행복명상, 알아차림명상, MBSR, MBCT, DBT, ACT... 등 무수한 명상이 있다.




<입선 명상하는 방법>

입선 명상은 많이 하는 편이 아니나, 좌선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입선을 하는 곳은 선원에서 하는 것 보다는 기공을 전문으로 하는 센터에서 많이 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입선자제.JPG 입선


위의 좌선 자세를 참조하여 그것에 준해서 시행하면 될 것이다. 단지 서서 한다는 것만 차이가 있다.




<와선 명상하는 방법>

와선 명상은 누워서 하는 명상으로, 대개 잠들기 전에 많이 행하는 방식이다. 하루를 정리하고, 맑은 마음으로 명상에 임하면 숙면을 하게 되고, 다음날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와선의 경우도 병원에 입원한 사람, 허리를 다친 사람, 체형 상 도저히 앉을 수 없는 사람 등, 좌선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이 좌선 대신에 와선을 선택하여 할 수도 있다.


와선.JPG 와선


좌선 자세가 기본자세이므로, 와선의 자세도 좌선 자세를 참조하여 그것에 준해서 시행하면 될 것이다. 단지 누워서 한다는 것만 차이가 있다.




<행선 명상하는 방법>

행선 명상은 걸으면서 하는 명상으로 틱낫한 스님의 걷기 명상이 유명하다. 흔히 명상하는 사람이 좌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원에서 좌선 공부할 때는 너무나도 집중이 잘되고, 한층 고양된 의식을 얻게 되는 느낌이 들어, 이제 어느 장소, 어떤 상황에서도 변화된 내 모습으로 마음을 잘 다스릴 것이라는 자신을 얻게 된다. 그런데 막상 현실 상황에 부딪히면 쉽게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확인하면서 아, 명상이 현실에서 도움이 못 되는구나, 하고 명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공부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행선이 부족해서이다. 좌선은 오감을 닫고 앉은 자세에서만 하기에 웬만해선 마음을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행선은 한 차원 더 높은 수행법이다. 오감(육식)이 열린 상태에서 하는 수행법이기 때문에 현실 상황과 비슷하게 하는 수행법이다. 행선을 잘하면 현실 상황에서도, 아니 모든 삶에서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걷기명상.jpg


행선도 좌선 자세가 기본자세이다. 좌선 자세를 참조하여 그것에 준해서 시행하면 된다. 단지 걸으면서 한다는 것만 차이가 있다.


오늘은 명상 자세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회차에 소개할 명상법은, 내가 체험한 본래 성품(참나)을 찾았던 명상법을 소개하기로 한다. 그것을 좌선 시에는 ‘참나명상’이라 부르고, 활동 시에는 ‘현존명상’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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