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그런 날

by 여동윤





그런날 - acrylic on canvas, 1165x920mm






1.

고요한 밤. 기시감에 잠을 깼다. 울었는지 눈이 따갑고 등줄기 사이로 한 줄기 식은 땀이 흐른다. 꿈을 복기한다. 나는 시원하게 트인 동산 위에. 그중 가장 크게 솟은 나무 아래 누워있다. 파란 하늘에서 낙하하듯 떨어지는 산산한 바람이 몸을 이완시킨다. 그때 어두운 그림자가 닥친다. 흡사 흰 화선지에 먹(墨)이 퍼지는 모양이다. 하늘 위로 떠오른 거대한 그것을 바라볼 때쯤.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꿈은 초면이 아니다. 스물일곱 인생 5년 주기로 세 번째다. 어릴 때는 이것을 악몽이겠거니 단언했다.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기에.


일상 속에 그런 날이 있다. 정말이지 평온한. 다정한 햇볕에 낮잠을 청하는 것처럼 고요하고 이완되는. 갑자기 비극이 닥칠 것만 같은. 그런 날.



2.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울고 있다. 꿈에서 나는 어쩌면 메시지를 받은지도 모른다. 영원은 없다고. 영원은 없다고. 운명은 수레바퀴처럼 그저 반복되는 것. 세 번의 조우가 끝나고. 이제는 그 꿈을 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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