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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동윤 Oct 24. 2021

Title : Lacan's Mirror



Lacan’s Mirror - objet, 400x252mm






1.

거울에 비친 나는 나다. 응시되는 나는 자유롭다. 괜히 고릴라처럼 가슴에 힘 잔뜩 주고는 괜한 푸념 건내기도, 같잖은 표정 지어가며 곧 있을 오디션 연습하기도 한다(아무한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정말 같잖은 표정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이쯤에서 라캉의 어려운 세미나의 작은 단락이 이해되는 것 같다. 거울을 통해 나라는 인간 인식하는 것이다. 문득 그 영역을 확장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자유로이 머무를 공간 넓히고 싶다. 대상 찾아 돌고 돌아 캔버스 앞에 섰다, 꼭 거울 보는 기분 들기에. 그렇게 나는 나를 그린다. 거울 볼 때와 똑같이 그림과 동시에 카타르시스가 인다. 동일시와 소외를 느낀다. 위로 받는 기분, 너를 인정하는 기분.







2.

거울 속 당신은 무슨 생각 하고 있나? Je ne sais quoi(잘 모르겠다). 당신은 거울 안 당신과의 눈 마주침에도 떨지 않는다. 저 녀석은 분명 나지만, 무슨 생각 하는지 알 길 없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그런 일종의 화학 작용 이후 당신은 정서적 안정을 얻을 것이다. 내가 그림 그리며 힐링하듯 당신도 이 거울을 통해 힐링받기를. 비슷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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