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by OooAaa

아주 오래 전 일이다. 함께 일하던 동료가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 황망한 마음은 가눌 길이 없는데 너는 이미 가고 없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조문을 가기에 앞서 고인과 함께 찍었던 사진 한 장, 물끄러미 본다. 오래도록 본다. 한참을, 눈이 아릿하게 본다. 그리고 영정 속의 얼굴은 틀림없는 그 얼굴. 다녀와서 또 본다. 생전 네게 살갑지도 따뜻하지도 못했어. 하지만 사진 속의 너는 웃으며 나를 보네. 그렇게, 기억하다.


행사가 파하고 우리는 둥그렇게 모여앉아 노래를 불렀다. 그이는 작은 키에 멋스런 모자, 옅은 갈색 재킷을 입었더랬다. 옷차림이 꽤 근사해 보여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미남이었다. 그이도 노래를 불렀던가. 그건 기억에 없다. 아마도 노래는 잘 못불렀는가 보다.


그리고 갑작스런 부고. 조문을 가서야 안다. 아아, 그 때 그 멋스런 그이가 이이로구나. 친구라고도 하물며 아는 사람이라고도 하기 민망한 사이지만, 그 얼굴 한 번 보았다고 추상적으로만 느껴졌던 그이의 고통과 슬픔이 모양을 갖춘다. 얼굴을 안다는 것. 귀에 들리는 목소리의 높낮이를 파악하고 잡은 손의 온도를 느끼는 것. 그러고나면 마음을 잇기가 더 수월해지는 것 같다. 견물생심이라는 건 사물만이 아니라 사람에게또한 통용되는 말인 듯 싶다. 당신들을 만나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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