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이 좋은 편은 아니다. 나도 안다. 차갑고 새침떼기같이 보인다. 제 인상이 억울하게 생각될 적도 있었지만 인정한다. 내게는 분명 차갑고 새침떼기같은 일면이 있다고. 백내장 수술을 한 엄마가 안경을 하나 맞췄는데 썩 잘 어울렸다. 그런데 안경을 바꿔야 겠단다. 까다로운 사람으로 보인다는 게 그 이유였다. "괜찮아. 잘 어울려 (그런데 엄마가 까다로운 사람인 건 맞아)."
보이는 모습이 제 전부는 아니겠으나 내 어떤 일부를 드러내고 있는 것도 맞다. 때로는 그걸 의도하기도 한다. 며칠 전 어떤 행사에 갔을 때 무척이나 방어적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남자들이 많은 공간에 갈 때면 나는, 긴장한다. 게다가 낯가림도 있다. 하지만 호스트의 위치에 설 때는 다르다. 일단 환대. 손님으로서 낯선 공간에 들어섰을 때 굳은 표정 뒤의 겸연쩍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까닭이다.
'선한 사람'이라고 얼굴에 써져 있는 남자 사람을 안다. 실제로도 좋은 사람이라 역시 살아온 내력이 인상에 보이는가보다 싶은데 한편 이이가 여자였으면 그런 인상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혹은 인생 피곤했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
선한 표정의 여자가 쉬운 여자는 아니에요.
이 말이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