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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라고"

by 이불킥개혁가

어쩌라고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 어쩌라고' 하면서 기억과 사고를 다잡으세요.

기분이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표류하게 두지 말아요.

'뭐라도 하자'며 자신의 외부에서 자신의 머리 끄덩이라도 잡아서 일으키는 게 더 우아합니다. 또다시 바닥이 보이지 않는 불안감과 우울감이 당신을 들여다볼 때, 입 밖으로 소리 내어서라도

그 순간을 당신이 종결해야 합니다.

'뭐라도 하자',

꾸준한 습관만이 당신의 길을 냅니다.


-허지원,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 어쩌라고’라는 어쩌라고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때로는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터지고, 불안감과 우울감이 끝없는 바닥을 드러내며 나를 끌어내리려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속 깊이 기억과 사고를 다잡는다. 기분이 흘러가는 대로 나를 내버려 두지 않기로 결심한다. 흔들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뭐라도 하자’라고 외치며, 내 외부에서 스스로의 머리끄덩이를 잡아 다시 일으켜 세운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멈추지 않는다. 전기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어려운 수식 앞에서 막막함을 느껴도, 블로그 글을 쓸 때 생각이 막혀도, 줄눈 시공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길을 헤매도, 나는 ‘어쩌라고’라고 중얼거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실패하면 어쩌라고, 늦어지면 어쩌라고.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이며, 그 모든 과정이 결국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라는 믿음이다.


또다시 바닥이 보이지 않는 불안감과 우울감이 나를 들여다보려 할 때, 나는 입 밖으로 소리 내어 그 순간을 종결한다. "됐다, 뭐라도 하자." 그 말 한마디가 나를 다시 길 위에 세운다. 꾸준한 습관이 결국 나의 길을 낸다는 것을, 그 길의 끝에는 내가 바라던 모습으로 당당하게 서 있을 나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하루하루가 쌓여 길이 되고, 그 길이 나의 역사가 된다. 흔들리지 않는 어쩌라고 정신으로, 나는 오늘도 우아하게 내 길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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