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의 아침풍경
아침 기도를 마치고 향기 가득한 차를 우린다
동은 아직 틀 기미는 아직 없다
그저 하늘이 미세하게 밝아질 기운만을 느낄 수 있다
작업실 테이블에 앉아 탁상용 스탠드를 켜고
기도를 위해 켜두었던 촛불은 끄지 않는다
앉은 자리 건너편에 온실이 있다
2주일 이상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고 있는 요즘이지만
우리 온실 안에는 흰 동백과 제라늄, 게발선인장꽃이 한창이다
그 온실 유리로 보이는 마을 풍경으로 미세하게 밝아오는
아침을 느낄 수 있다
잠을 깬 남편이 작업실로 들어와 온실로 나간다
화목난로 위에서 밤새 몸을 덥힌 들통을
들고 졸린 눈을 하고서 다시 내실로 들어간다
들통 안에는 난로의 열기로 뜨거워진 물이 한가득이다
그는 그 물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이를 닦는다
보일러가 없던 시절에는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을
2026년에 본다
앞집이 부옇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루가 시작되려나 보다
남편이 잠이 깬 눈으로 다시 빈 들통을 들고 들어온다
들통을 난로 위에 얹고 호스를 들고 찬물을 붓는다
그에게 말한다
“여보, 따뜻한 차 한 잔 줄까요?”
무뚝뚝한 그는 간단히 대답한다
“응”
찻잔을 내어 뜨거운 물을 부어 잔을 덥힌다
물을 버리고 차를 따른다
그가 곧 와서 내 앞에 앉겠지
말없이 차를 마시겠지
그 사이 밖은 더 밝아질 테고
나는 느린 시선을 거두고
출근을 위해 종종 거리겠지
또
하루가 시작된다
느리게 머무는 새벽 시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