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Miradouro das Portas do Sol, Lisbon

by 우주진


리스본 이틀차. 오후에는 알파마 지구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보기로 했다. 지난 글에 썼듯이, 28번 트램을 타고 올라가는 것은 포기했으므로, 우리는 1시간짜리 툭툭이 투어를 선택했다. 호시우 광장에는 광고판을 단 툭툭이들이 열지어 서 있었다. 그중 한 대에 탑승했다. 자, 이제 알파마 지구로 출발.


툭툭이 기사님은 운전기사이자 관광가이드이자 사진사였다. 하지만 가이드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도 기사님도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사님이 골목골목 다니면서 뭔가를 설명해주긴 했지만, 내 귀에는 그저 지나가는 바람 소리와 다를 바 없었다. 내가 이 글에 적는 정보성 내용은 모두 나중에 검색해서 알게 된 내용이다.


알파마 지구의 풍경은 독특한 면이 있었다. 1755년 리스본에 대지진이 일어나 도시 대부분이 무너졌지만, 알파마 지역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고 한다. 그래서 옛 모습을 계속 간직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곳은 리스본의 다른 지역보다 더 오래된 모습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 보니, 골목과 아기자기한 집들이 더 정겹게 느껴졌다.


1시간의 투어 동안 우리는 네 번 정차했다. 두 번은 리스본의 유명한 전망대에서, 한 번은 수도원에서, 마지막은 판테온 앞에서. 기사님은 정차할 때마다 우리에게 5분정도의 자유시간을 주었고, 우리는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기사님이 우리 단체 사진을 찍어 주기도 했다.



이번에 올리는 그림은 포르타스 두 솔(Miradouro das Portas do Sol)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을 그린 것이다. 툭툭이 투어에서 첫 번째로 정차한 곳이었다. 리스본은 언덕이 많은 도시라 이렇게 전망대가 많다. 나는 이 곳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아직 5월인데도 (5월의 마지막 날이긴 했지만) 기온은 30도를 훌쩍 넘었고, 내리쬐는 햇살은 이미 한여름 같았다. 그래서 결국 밀짚모자까지 하나 샀다. 그런데 전망대에 올라오니 강바람이 시원하게 더위를 식혀 주는 것이었다.


게다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정말 그림 같았다. 바로 아래 보이는 테주강과 푸른 하늘,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테라코타색 지붕들이 너무나 잘 어울려서 그야말로 한 장의 풍경화를 보는 듯했다. 눈이 맑아지고 머리가 개운해지는 기분. 그간 여행으로 쌓인 피로가 잠시나마 풀리는 순간이었다.


툭툭이 덕분에 편하게 여행을 하긴 했지만, 만약 걸어서 올라오거나 트램을 타고 왔다면, 전망대에서 시간 제한 없이 도시와 강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카페 테라스에 앉아 강바람을 맞으며 시원한 음료 한 잔 마시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5분만 있기엔 너무 아쉬운 곳이었다.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 프로크리에이트 디지털 드로잉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