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éis de Belém in Lisbon
리스본에 도착한 다음 날, 우리는 주요 관광지들이 모여 있는 벨렝(Belém)지구로 향했다. 명소 몇 군데를 돌아본 다음에는 에그타르트의 원조집으로 유명한 <Pastéis de Belém>으로 발길을 옮겼다. 가게 입구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니 얼마나 유명한 맛집인지 알만했다. 이렇게까지 줄을 서서 에그타르트를 먹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의외로 대기줄이 빨리 줄어들길래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어로는 “Pastel de Nata”라고 한다.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디저트이다. 얇은 페이스트리 안에 달걀 노른자 커스터드 크림을 채워 구워낸다. 이 가게에서는 이 에그타르트를 ”Pastel de Belém”이라는 독자적인 이름으로 판매한다. 원래 에그타르트는 수도원에서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그 이후 제로니무스 수도원의 비법을 이어받아 1837년부터 이 가게에서 에그타르트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에그타르트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게 되었고, 포르투갈의 국민간식이 되었다.
사실, 우리가 리스본에 도착하기 직전에 들른 휴게소에도 에그타르트가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휴게소 정문 앞 입간판에 “에그타르트 한 개와 커피 한 잔이 2,80유로” 라는 광고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우리는 어차피 입이 심심하던 차였으므로, 에그타르트 한 개와 커피 한 잔씩을 마셨다. 그때부터 우리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포르투갈은 에그타르트의 나라라는 것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 <가여운 것들(Poor Things)>에서도 주인공 벨라가 세계여행의 첫 기착지인 리스본에 도착해 에그타르트를 처음 맛보는 장면이 나온다. 한 입에 에그타르트를 먹은 후, “누가 만들었죠? 더 먹을래요! (Who made these? We need more!)“ 라고 외치지 않던가!
에그타르트는 사실 베를린에서도 즐겨 먹었다. 내가 자주 가던 카페에서 디카페인 커피와 곁들여 먹곤 했다. 주변의 솜씨 좋은 주변 친구들은 특별한 날이면 집에서 직접 구워오기도 했다. 나는 그런 솜씨가 없어 늘 사 먹었지만. 아무튼 너무 달지도 않고, 부담스럽게 배부르지도 않아 간식으로 좋았다.
어쨌건 우리가 선 줄은 테이크 아웃을 위한 줄이었고, 대부분의 손님들이 다른 빵 보다는 에그타르트만 구입하였기 때문에 신속하게 주문이 이루어졌다. 직원들은 주문을 받자마다 손빠르게 타르트를 포장해서 건넸다. 가격은 개당 1,40유로, 6개 세트는 8,40유로였다. (홈페이지를 보니 그 사이 가격이 올랐다. 유감이다.) 그 한 입거리가 베를린 카페에서는 2,30유로, 좀 비싼 곳은 2,50유로인 것에 비하면 꽤나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우리는 욕심부리지 않고 한 사람이 세 개씩 먹을 수 있을 만큼만 샀다. 하지만 당장 먹지는 않았다. 점심을 먹고 천천히 즐기기로 했다. 그런데 그 ‘천천히’는 결국 알파마 지구 관광까지 마치고, 오후 늦게 숙소에 돌아가서야 가능했다. 바로 먹지 않았다고 해서 맛이 그렇게 달라지거나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저녁에 먹었을때도 여전히 맛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미각이 발달한 편이 아니라서, 오리지날 원조집과 다른 곳의 차이를 뚜렷이 느끼진 못했지만 어쨌건 충분히 맛있었다.
이번 그림은 <Pastéis de Belém>의 내부 모습을 그려본 것이다. 매장은 생각보다 넓지 않았지만, 옆 공간으로 가는 문이 따로 있어서, 그 곳에서는 테이블에 앉아 커피와 함께 에그타르트를 먹을 수 있었다. 사람을 그리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그림으로 남겨 두면 당시의 기억이 더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