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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석규 Feb 23. 2019

여행에서 질문하다

20190213 외로운 여행을 떠나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기다림과 기회를 얻어 가면서 살아간다. 더 중요한 것은 깨달음을 통해 내가 지금 일하고 있고 살아가는 소명은 무엇인가? 질문해야 한다.

소명은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이다. 메세지는 들음에서 나고 들음은 우리가 살아가는 기다림과 기회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나는 어려서 늘 혼자 있기를 좋아했고 지금도 사람을 만나 웃고 즐기는 것보다 사람을 만나면 서로 간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혼자 있는 시간에는 독서와 운동, 글을 쓰는 시간을 통해 나에 대한 마음을 챙기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행은 우리에게 경이로움과 감동을 선사해준다. 나는 주로 가족여행과 출장을 통해 여행이라는 유익함을 경험하게 된다.


베트남 도시 풍경

                                                                     

 어느 책에 이런 글을 읽어 보았다. ‘여행이란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닷속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던 자신의 모습을 수면 위로 떠올리는 과정이다’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가끔 홀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구본형 씨는 20여 년간 직장생활을 끝내고 지리산으로 단식 여행을 떠났던 것처럼 나는 혼자 하는 여행을 떠올리게 된다.

1년에 두 번 연휴기간에 늘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간다. 장모님, 처남, 그리고 우리 네 가족이 평소에 가보지 못한 이곳저곳 다녀본다. 여행을 하다 보면 확 트인 자연과 역사 속의 이야기를 보면서 평소 쌓인 마음의 복잡함이 어느새 밀려 나가는 기분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여행을 떠나는 기분은 설레고 여행이 혼자이든 여럿이든 여행은 자신의 숨겨져 있는 마음을 다시 떠오르게 만드는 과정이다. 한비야와 구본형 씨와 같이 혼자 떠나는 여행도 좋고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도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마음을 열여 주게 만든다.

한비야는 서른넷에 직장을 그만두고 홀로 여행을 했고, 구본형 씨는 마흔세 살에 지리산으로 한 달간 단식 여행을 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여행은 준비된 여행보다 준비되지 않은 여행 속에서 다가오는 설렘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지금 배에 올라타야 한다. 요즈음 주변 사람들을 보면 혼자 하는 여행을 하며 여행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글을 자주 보게 된다. 여행은 단순히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고 유명한 맛집을 찾아가는 그 이상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한비야는 여행을 이렇게 표현한다. 여행을 인생에 비유하면서 ‘배의 선장은 바로 나라는 것,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대신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 자신임을 전해준다.

여행을 떠나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계획하지 않았던 여행지에 푹 빠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행은 목적지를 이르기 위해 여러 곳을 둘러보기 마련이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경이로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여행지는 많다. 인생의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살다 보면 계획만큼 잘 풀리는 일도 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우연한 행운과 마주치기도 한다. 때로는 시련과 아픔, 이별이라는 여행지를 거쳐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과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나는 누구인가? 와 멋진 풍경이야. 왜 내가 그렇게 잘해주지 못했을까? 평소 서운하게 했던 서로 간의 마음을 이어주게 만드는 것도 여행의 맛이다. 멀리 떠나는 여행도 좋고 늘 가던 곳에서 다시 여행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예전에는 여행을 위한 여행이 었다면 다시 그곳에 가보면 또 다른 감동과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늘 질문을 통해 성장해가고 시련과 아픔 속에서 깊은 곳에 있은 무엇인가를 떠오르게 했던 마음성장을 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외로움을 느껴보라.


베트남 도시 풍경

  외로움은 사전적 정의는 혼자가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뜻한다. 즉 무엇인가에 의존하는 것에서 단절되어 고립되었거나 소통의 부재로부터 느껴지는 감정이다. 외로움이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시골에 홀로 계시는 장모님은 자식과 떨어져 지내신다. 아침에 일어나면 밭을 매고, 점심이 되면 식사를 혼자 챙겨 드시고 오후에는 낮잠을 주무신다. 그러다가 시골 문화센터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춤, 노래, 장구 등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뭔가를 하게 되면서 바쁘게 사신다.

인간은 낯선 환경에서 혼자서 적응해야 하거나, 주변 친구들과 헤어질 때,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거나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소중한 사람이 하늘나라로 갔을 때 외로움을 느낀다.

대학교에 있다 보니 많은 학생들을 마주치고 새 학년이 되면 신입생을 만나게 된다. 고등학교 수능을 마치고 대학이라는 낯선 환경에 노출된 학생들은 외롭고 친구 사귀는 것에 어색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외로움은 늘 그렇지 않다.

수업시간에 신입생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 졸업하기 전에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한 사람이 이라고 사귀고 졸업하고 졸업하기 전에 꼭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라고 강조한다. 여행은 우리에게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은 우리에게 질문을 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이다. 여행을 끝나면 다시 자신과의 외로움 독한 감정의 울타리에서 갇혀서 스스로 이겨내고 살아가는 질문과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외로울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되고 질문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행동하게 하는 신호이다. 신호를 감지해야 우리는 움직이게 된다.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에서 느끼는 감정이지만 외로움은 우리에게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만들고 이기심, 교만, 욕심, 집착 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외로움을 겪어봐야 사람의 소중함, 나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고통 없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외로움도 마찬가지이다. 여행을 하면 때로는 생각에 잠겨 자신을 생각해 보게 되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여행도 마찬가지로 외로움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외로움의 여행은 우리에게 나를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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