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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석규 Aug 11. 2019

직업을 얻는다는 건 질문을 통해 시작된다


직업을 얻는다는 건 무엇일까?


직업은 끊임없는 실패와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데 우리는 왠지 자신에게 딱 어울리는 직업이 정답으로 정해져 있는 것처럼 직업을 가지려고 한다.

‘진로(進路)’는 ‘나아갈 진(進)’과 ‘길 로(路)’ 자가 합쳐진 단어이다. 우리는 멀고 긴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경험과 인생의 쓴맛, 단맛을 체험하며 살아간다. 직업은 그런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닐까?


직업이란 개인이 일정 시기에 계속적으로 수행하는 경제적이며, 사회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직(職)’이란 관을 중심으로 하는 직무라는 ‘관직(官職)’의 뜻과 ‘직분(職分)’을 맡아 이행한다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업(業)’에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가치와 적성에 따라 어느 한 가지 일에 몰두하여 전념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렇다면 직업을 얻는다는 건 무엇일까?

직업은 영어로 Job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Occupation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이야기하는 직업은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하는 Job의 의미를 벗어난 진로의 큰 틀 안에서 우리가 본디 가지고 있는 소질(Calling), 소명(Vocation)으로 보았다.

Vocation은 ‘부름’이라는 신의 부르심, 천직, 사명감, 직업, 생업, 적성, 재능의 뜻을 포함하고 있다. 소명(vocation)의 어원은 ‘부르다’란 의미의 라틴어 ‘보카레(vocare)’에서 유래되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도 사람의 직업과 행복감에 대한 연구결과를 조사한 바가 있다. 연구결과에서 사람들은 직업을 찾고자 할 때 자신의 소질과 소명의식으로 직업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인생의 큰 성취감과 행복도가 높다는 연구가 있다.

미국의 조직행동 분야의 에이미 제스니브스키 교수는 직업과 행복과의 관계는 밀접하다는 가설을 세우기도 했는데 우리는 직업소명을 갖고 살아갈 때 인생의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다음은 행복가설을 위한 세

가지 질문이다. 당신은 어떤 가설을 지지하는가?


가설1.  만약에 당신이 일을 하기 위한 직업을 찾고자 한다면 당신은 돈을 얻을 것이다.

가설2.  만약에 당신이 진로(career) 즉, 경력을 쌓기 위해 직업을 찾고자 한다면 인생의 큰 목표를 이룰 것이다.

가설3. 만약에 당신이 소질, 소명(Calling)을 얻고 이를 위해 일을 해 나간다면 인생의 성취감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하고,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들여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려고 한다. 직업은 결국 행복하기 위해 자신이 본디 타고난 소질과 소명의식(calling)이 있을 때 얻어지는 것이며 행복도 더불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는 왠지 더 부유하고 근로조건이 좋으면 좋을 직업이라고 생각하여 찾으려고만 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십 번, 아니 셀 수 없이 많은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기회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직업을 얻는다는 것과 직업을 갖는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면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심리학자인 배리 슈워즈는 그의 저서 <선택의 심리학(The Paradox of Choice)>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방해하는 사례를 제시하였다.

연구주제는 다양한 선택이 소비자의 구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의 행동을 방해하는 요인은 선택권이 많을 경우에 발생한다. 식료품점에 두 개의 테이블을 놓고 사람들이 잼을 시식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었다. 한쪽엔 여섯 개의 잼을 나열하고, 다른 한쪽에는 스물네 종류의 잼을 높이 쌓아 두어 시식하게 했다.

사람들은 이왕이면 여러 종류의 잼이 놓인 테이블에 관심을 가져 더 잘 팔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실험 결과 여섯 종류의 잼을 올려놓은 테이블의 잼이 더 많이 판매되었다.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보자. ‘지금 하는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내가 평생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인가?’.

우리는 현재 하는 직업이 미래 발전 가능성이 낮고 주변 체면에 도움이 되지 않아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더 나은 미래에 도전하지도 않는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상담을 주로 하다 보니 학생들의 상담주제 역시 당연히 직업 결정에 대한 문제들이다. ‘아직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럴 때면 학생들에게 꼭 이렇게 주문한

다. 학교 교실 안에서만 답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교실 밖에서 기회를 많이 가져보라고 강조한다.

학점을 잘 받기 위해 교실에서 자신을 가두어 놓고 대학생활을 보내는 학생들이 많다. 또는 지방대학생이라는 이유로 생각이 자유롭지 못한 학생들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저들도 유치원, 초등학교 시절에는 호기심과 열정을 갖고 어른이 되면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었을 것이다. 때론 성장하면서 정답만을 말해야 하고, 정답이 아닌 것을 말하거나 생각하는 것은 사치라고 느끼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거나 다른 사람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은 왠지 잘못된 것이고, 괜히 나섰다가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님에게 질타도 받는다. 마치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평균에 맞춰 나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게 되고 선택하게 된다.

우리나라 진로교육 환경의 문제점은 ‘진학’과 ‘진로’가 혼돈되어 사용된다는 것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 좋은 ‘진로지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문, 사회, 문학 등 취업의 기회를 얻기 힘든 전공은 선택하지 않는다. 최근 뉴스를 보니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공대생이 되고 싶다는 기사를 봤다. 또한, 석사학위가 있지만 현재 다니는 직장이 불안하여 부모님의 권유와 주변의 충고로 공무원 준비를 하는 20~30대 직장인의 기사도 보았다. 직장인들의 노동시장 환경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나의 20대는 직업군인으로 살아왔지만, 30대는 득과 실이 오가는 나침반 없는 삶이었다. 적성과 흥미에 맞는 일을 택해서 일한다는 것은 내게 머나먼 이야기였고 누구도 그런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 먹고살기 위해 하루

하루 살다 보니 꿈도 없고 나아가야 할 방향조차 몰랐다. 일하는 것과 직업을 얻는 것의 의미에 대해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

직업은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끊임없는 시간과 노력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타협하다 보면 얻어지는 것이다.

물론 인생이라는 것이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늘 변하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에 질문해봐야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직장에 다니면서 자신의 삶의 가치와 스스로에 대한 존중, 그리고 직업을 얻는다는

건 무엇일까? 질문을 해보면서 그 직업을 확장해 나가고 탐험해 보라는 것이다. 그런 후 자신의 변화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당신이 얻고자 하는 직업은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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