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석규 Aug 15. 2019

부름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라

  BTS를 키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는 서울대 연설에서 기성세대인 자신이 꿈 없이 살아왔던 지난 시절을 스스럼없이 말해갔다. 서울대 법대 점수가 미달하여 미학과에 입학하였는데,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것은 꿈과 열정이 아니라 학교 이름만 보고 입학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방시혁 대표는 미학에 재미를 느끼고 어찌하다 보니 음악 프로듀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방시혁 대표는 음악 뮤지션이나 가수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 중 음악에 대하 꿈과 소명조차 없는 모습을 보면 화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꿈이 없다고 실망하지 말라고도 이야기한다. 그는 지금 꿈이 없어도 최선을 다하라고 말한다. 또한 자신의 삶을 파괴하는 욕망을 이루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우리는 직업을 얻는 과정을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동일시한다. 하지만 직업을 택할 땐 무엇이 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더 중요하다. 학교에서 진로교육을 하다 보면 첫 사회에 나가야 할 시기인 4학년들조차 자신은 꿈이 없다고 많이 걱정한다. 자세히 들어보면 학창 시절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을 해보지 않았고 열정을 다해본 경험이 없다고 한다. 졸업이 주는 기쁨보다는 자신의 지난날을 후회하며 나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한숨만 쉬게 된다.


‘당신은 인생에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우선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직업을 얻는다는 건 직업이 우리에게 주는 부름에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이며 들음을 통해 일에 대한 인간다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본다. 모든 직업은 가치와 숭고함이 있고, 모두 사회에 영향력을 미친다.

아주대학교 이국종 교수는 집안 형편이 어려웠지만 주변의 도움과 친구의 도움으로 외과 의사가 되어 지금은 의사로서 사람을 살리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이국종 교수는 대학 시절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형편 때문에 해군에 입대했고, 학업을 중단하려던 차에 군대 원사의 직언으로 다시 마음을 바꾸고 의과대학을 마쳤다고 한다. 원래 이국종 교수는 삶의 질이 보장되는 서저리(성형외과, 안과)를 지망했었다고 한다. 그 당시 외과 분야는 목숨과 연관된 분야이고 삶의 질을 보장받기 어려운 분야였기 때문인데, 지금의 외과 의사는 바라던 꿈이 아니라 그 당시 외과에서 죽을 고생을 하던 친구의 제안을 받았기 때문에 지원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 <골든아워>에서 이국종 교수는 이렇게 직업의 소명의식을 강조한다.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 이국종, <골든아워>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의사뿐만이 아니고, 모든 직업은 일을 통해 개인과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소질(素質, Calling)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갖추고 있는 잠재적인 능력이며, 어떤 일에 대한 재능이나 바탕, 근본을 말한다. 소질은 개인적 삶의 목적을 실현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만드는 개인의 성질이다. 모든 직업은 다른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회복하도록 돕고, 사회적 소속감과 생계유지, 살아가는 삶 전부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직업이란 자신의 가치관, 정서, 성격, 포부, 성장 배경에 따라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직업은 무엇이 되고자 하는 1차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부름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자신이 본디 가지고 있는 성질, 근본을 깨달아 삶이 우리에게 주는 명령을 다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직업은 소명(Vocation)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며 소명은 곧, 인생의 미션이며 임금이 신하를 부르는 명령, 부름에 대한 미션을 다하는 것이다. 소명은 부름에 응답하여 얻는 것이고, 사명은 소명받은 자의 과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소명 없이 사명 없고, 사명감이 없는 자는 당연히 부름에 응답하지 못하고 소명 없이 직장을 찾게 된다.

따라서 직업을 얻는다는 건 본디 타고난 소질에 따른 바람(Wishes)과 가능성(Possibility) 간의 타협(Compromise)으로 볼 수 있는데, 사람은 유년시절에는 비현실적인 꿈을 갖지만 청소년기를 거치며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타협하면서 인생의 미션 즉 과업을 달성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돈이나 입신양명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삶에서 돈과 명예는 얻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소명의식(Vocation)을 갖고 일하는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 ‘뭐 그렇게 열심히 일해?’, ‘적당히 살아! 최 교수’라고 주변에서는 늘 적당히 살지 그렇게 열심히 하면 몸도 상할 텐데 뭐 하러 학교 일에 그렇게 열심이냐고 한다. 방학에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 교수들도 많은데, 집에서 쉬면서 적당히 하라고 한다.

그래도 난 일복이 많아서 인지 늘 해야 할 일이 생긴다. 누구나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하지만 그 일에 임하는 자세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 소명의식을 갖고 일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품격이 달라진다. 이제 직업을 얻기 위한 소명을 가져야 한다. 직업은 무엇이 되고 싶은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부름을 받아 소명을 갖는 것이다.  직업 소명은 ‘내가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부름의 메시지에 귀 기울일 때 얻어지는 것이다. 누구나 평생 살아가면서 업(業)을 이룰 직업을 선택해야 하며 그에 따른 본분을 다해야 한다.

직업은 개인의 생애(Life)에서 그려진 1회 적인 행위, 즉 단일결정이 아니라 이전에 경험했던 모든 과정이 장기간에 걸쳐서 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련의 결정체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매일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개인의 인생사에서 부름을 받아 내적 중심의 삶으로 들어가 거듭남의 귀환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한 번뿐인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인생의 부름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매일매일 먹고살기 위해 무엇이 되려고 직업을 찾지 말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부름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 소명(Vocation)을 가져야 한다. 오늘 하루, 지금 여기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얻는다는 것 행운이다.

작가의 이전글 직업을 얻는다는 건 질문을 통해 시작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