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석규 May 16. 2021

work, job, career, vocation

피터 드러커의 The Practice of Management에서 유명해진 우화이다.
경영자들이 회의에서 즐겨 인용하는 이야기 중에 “지금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소?”라는 질문을 받았던 어느 석공 세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 석공이 답하기를 “나는 지금 밥벌이를 하고 있소. 겨우 먹고살고 있지요.”라고 했다. 두 번째 석공은 “돌을 깎는 데는 이 지방을 통틀어 내가 최고 솜씨를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소.” 라며 연신 망치질을 해가며 “그러나 썩 행복하지 않소”라고 했다. 세 번째 석공이 희망과 꿈이 번득이는 눈빛으로 올려다보면서 말하기를 “나는 지금 성전을 짓고 중이오.” 라고 했다.
위 우화에서 볼 수 있듯이 첫 번째와 두 번째 석공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거나, 장기적인 보상에 맞춰 일한다는 점에서 일을 직업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심리학적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보면 개인의 만족과 삶의 성공적인 요소는 사람이 소명 의식으로 일을 해나갈 때 직업 그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우리 일상에서도 work, job, career, vocation의 단어는 동일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반영하고 진정한 의미가 있는 일에 대한 명확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각 단어를 구분해야 한다.
이번 장에서는 역사적, 어원적, 현상학적 관점에서 구분하여 살펴보겠다.
일을 역사적으로 보면 인간의 취미를 빼앗고 무의미한 가치를 불어넣어 몸과 마음을 퇴화시켜 왔다. 플라톤은 노동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기계적인 노동과 그들의 통속적인 직업으로 인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훼손시키고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있다’라고 말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철학자들은 이 생각을 뒤집었다. 일은 인류가 자연을 지배하고, 인간 스스로 통치하는 세계를 장악할 기회라고 했다. 따라서 인간을 신에 비유하기 시작했다.
19세기에 들어와서 Karl Marx는 일을 자기실현의 행위라고 이야기한다. 자본주의 보호 아래 일은 불쾌하기만 한 것으로 전락하게 되어 ‘역병처럼 피하고 싶은 것’이 되어 버렸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 미국의 긍정심리학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일은 자기실현과 성취를 위한 길을 촉진하게 된다.
1930년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이론을 통해 직업에 대한 본질을 제시하였는데 일에 대한 강박관념은 외부세계와의 갈등과 고난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하였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이런 관념에 대해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일을 해서 돈을 받고 월급명세서를 받는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일은 ‘단지 본능적인 것이다’라고 말한다.
모든 문명은 일할 의무와 본능의 포기에 의해 의존하고 있다. 또한, 프로이트는 일을 하게 만드는 동기는 반 본능적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단지 일을 한다. 그럴 바엔 차라리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고 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에서는 산업사회와 자본주의에서 개인의 일과 관련하여 강압적 성격을 말해준다. 하지만 사람들이 일에서 얻는 의미와 만족감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자유주의적 본능을 더 세밀하고, 창조적으로 승화시켜나가면서 일을 통해서 삶의 즐거움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한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는 일은 사람들의 생계를 유지하거나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행해지는 모든 활동과 정규적인 활동으로 소개하고 있다. 일에 대한 즐거움이나 성취보다는 일을 통한 보상과 결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에는 일에 대한 천직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에 머릿속에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천직에 대해 Hillman의 ‘Peaks and Vales’에 의하면 정신과 영혼을 통해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 심령 학적인 것과는 다른 것으로 해석한다.
천직은 직업선택을 넘어 우리를 목적의식과 연결시켜주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평생의 과정을 포괄한다.
이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직업을 통합한 것으로 단순히 보일 수 있으나 직업은 빨간 실이다. 자신의 특별한 빨간 실타래를 구별하는 데는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깊은 성찰을 통해 자신을 알아내는 방법, 세상에서 사랑과 아름다움으로 채우는 방법, 잠재력을 개발하는 방법을 식별해 나간다.
천직은 과학자나 학자의 직업뿐만 아니라 가정주부로서 일을 하거나, 유리가공을 하는 일을 하거나, 중년에 피아노를 배우거나,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면서 배움에 대한 호기심과 평생교육이다.
천직은 우리가 바라는 것처럼 항상 수렴될 수 없지만 우리의 직업과 진로가 천직을 방해하거나 경쟁적 인식으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내면의 목소리는 점점 더 흐려지고 집단의 목소리고 대체가 되어버릴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가능한 자기 정서를 연결시켜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